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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5~6분에 1대"..삼성전자 유럽TV 핵심기지 가보니

김혜미 기자I 2016.09.07 11:53:12

슬로바키아와 투톱 체제..유럽 전역으로 TV 공급
헝가리 국민기업으로..정부 세제혜택 등 전폭 지원

[야스페니사루(헝가리)=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쉴새없이 TV프레임이 공급되고, 백라이트 유닛과 액정표시장치(LCD) 모듈이 순서대로 놓였다. 이물질이 들어갈 수 없도록 투명비닐로 사방을 둘러싸인 클린룸 안에서는 흰 가운을 입은 직원들이 분주히 패널을 조립하고, 캐비닛을 닫은 채 이상이 없는지 검사를 실시했다. 메인보드(회로물)와 파워보드를 조립하고, 백커버를 덮은 뒤 제품 조정과정을 거쳐 박스에 포장하니 32인치 LCD TV인 ‘루브르’ 한 대가 완성됐다. TV 한 대를 생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5~6분 정도다.

지난 5일(현지시간) 방문한 헝가리의 야스페니사루 시(市)에는 삼성전자(005930)의 유럽 TV시장 핵심 생산기지가 자리잡고 있었다. 야스페니사루시는 인구 5600명의 작은 도시로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던 곳이지만, 지난 1989년 삼성전자 생산법인이 들어선 뒤로는 상당수가 대(代)를 이어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성수기 때는 전체 인구의 절반 가량이 근무할 정도다.

총 23만6000㎡ 부지에 3개 동으로 구성된 헝가리 생산법인은 슬로바키아 생산법인과 더불어 유럽 TV시장 핵심 생산기지다. 현재 종사자 수는 2800명에 이르고, 중소형 TV와 UHD TV, 세리프TV 등 하루 최대 4만대의 제품이 생산 가능하며 연간으로는 700만대 가량을 생산한다.

헝가리 생산법인은 삼성전자 내에서도 가장 선진화된 설비를 자랑한다. 포장용 박스 공급과 나사 체결 등 자동화 설비 적용을 확대하면서 TV 조립라인에서 하루 평균 생산하는 TV 대수는 30% 가량 증가했다.

헝가리 생산법인에서 한 근로자가 TV를 조립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안윤순 삼성전자 헝가리 생산법인장은 “지난 27년간 삼성전자가 지역 경제에 기여해오면서, 주민 10명 중 9명은 ‘삼성’하면 TV를 떠올릴 정도가 됐다”면서 “헝가리의 인력풀이 워낙 좋다. 기초과학 분야에 강점이 있고, 기술인력들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내에서도 헝가리 생산법인 근무 선호도는 매우 높다. 현재 헝가리 법인 내에서 아웃소싱 인력은 전체 인력의 30% 정도에 이르는데 대체로 인접국에서 온 경우가 많다. EU는 기본적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근로조건이 동일하고 최저임금 수준도 한국의 2분의 1 또는 3분의 1 수준이어서 경쟁력이 높다는 설명이다.

EU 규정상 지역 외 거주 근로자들은 3개월간 EU 국가에서 일을 하게 될 경우 3개월간 EU에 다시 입국할 수 없지만, 헝가리 정부는 삼성전자의 요청을 받아들여 2년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혜택을 줬다. 헝가리 정부는 공장 투자금액에 따라 차등을 두어 법인세 환급 혜택을 주고 있기도 하다.

한편 올해는 프리미엄 TV 수요가 증가하고, 유로컵 등 스포츠 이벤트 등이 겹치면서 유럽 내 TV 판매량이 북미에 필적할 것으로 보인다. 안 법인장은 “보통은 1월과 10월, 11월이 성수기고 나머지는 비수기지만 올해는 유로컵과 브라질 올림픽 등으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며 “퀀텀닷 SUHD TV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3배 이상 증가하고, 60인치 이상 대형TV 시장도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프리미엄 TV 수요가 증가한 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헝가리 생산법인에서 한 근로자가 포장이 완료된 TV를 뜯어 이상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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