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 | 이 기사는 04월 19일 15시 38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글로벌 원자재시장의 큰 손들이 잇달아 대규모 현금 확보에 나선다. 미국의 추가양적완화(QE2) 종료 이전에 현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면서 원자재가격 꼭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계 최대 원자재 무역업체인 스위스의 글렌코어인터내셔널이 런던과 홍콩 주식시장에서 총 110억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기업공개(IPO)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글렌코어는 다음달중 런던증권거래소에서 68억~88억달러, 홍콩증권거래소에서 22억달러 규모의 신주 발행에 나선다. 주당 공모가격은 다음달 4일쯤 발표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회사측은 씨티그룹, 크레디트스위스, 모간스탠리 등 9개 투자은행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이에 앞서 글로벌 곡물 메이저인 카길사도 지난 1월 자신들이 최대 주주로 있는 세계 최대 비료공급업체인 모자이크사 지분 64%(총 평가금액 243억달러)를 매각하기로 했다.
카길은 이번에 64% 지분 가운데 35%(1억5700만주) 정도를 처분하기로 내부적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평가금액만 115억달러 수준이다.
현재 전세계 주요 광산업체들이 눈독을 들이는 가운데 모자이크사는 다음달 11일쯤 주주총회를 열어 지분 매각을 승인하기로 확정했다.
글렌코어는 높은 가격에 IPO에 성공해 단순 원자재 무역업체에서 생산업체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고, 카길은 대규모 현금 확보와 소득세 절감을 노리고 있지만 공통된 것은 높은 가격수준에서 현금을 확보하겠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두 회사의 결정이, 미국 연준이 QE2를 6월말 이전에 조기 종료하고 긴축정책을 앞당겨 실행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해소된 시점에서 나온 것이어서 이같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 연준이 QE2에 나서면서 늘어난 글로벌 유동성이 원자재시장으로 흘러 들어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을 주도했었다.
한 국내 증권사 해외상품선물팀장은 "상대적으로 낮은 미국 금리는 달러 약세를 지지해주고 있고, 달러 약세는 원자재 가격 상승의 원동력이 돼 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긴축에 이은 미국의 QE2 종료는 원자재 가격 하락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대형 원자재 업체들이 미리 현금을 확보하고자 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어 "현재 글로벌 원자재나 곡물 재고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있어 가격 하락이 어느정도 제어되긴 하겠지만, 이같은 움직임으로 볼 때 향후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순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 11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도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지난해 12월 추천했던 `CCCP(원유-구리-백금-면화-콩) 바스켓`에 대한 투자를 중지하고 그동안 이익을 실현하라고 권고해 원자재 시장에 충격을 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