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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당시 쌍둥이를 임신하고 7주 차에 접어들었을 무렵이었다는 A씨는 황망했던 상황을 떠올렸다. A씨는 “그날 밤에 친구들이랑 남편이 약속이 있었는데 남편 휴대전화로 전화가 왔다. ‘이제 집에 갈 거다’ 그런 전화인 줄 알고 받았는데 (119 구급대원이) ‘지금 남편이 심정지로 병원으로 이송 중인 상태다’라고 하더라”라며 “(남편) 친구들이 장난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사고 당일 아침까지만 해도 아내에 “쌍둥이니까 좀 더 큰 집으로 이사가야 하지 않을까?”라며 컴퓨터로 이사갈 집을 알아보는 등 들뜬 모습이었다고 한다.
두 사람에게는 한 번의 아픔이 있었다. 쌍둥이를 임신하기 전 유산을 한 차례 겪었고 이번에는 쌍둥이를 건강하고 단단하게 품고 있자는 의미로 태명도 ‘강이’ ‘단이’로 짓는 등 애정을 나타냈다.
그렇게 아내의 임신 소식에 기뻐하던 A씨는 지난 10월 7일 오후 9시쯤 경기도 양주 한 인도에서 음주 차량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 가해자는 가족 모임을 한 뒤 만취한 채 식당에서 나와 차를 몰았고 인도로 올라가 700~800m를 질주하다 사고를 냈다. 이 충격으로 차량 앞부분은 크게 찌그러졌고 이 씨는 피를 많이 흘린 상태였다.
사고 직후 경찰이 가해자의 혈중알코올농도를 확인했을 땐 면허취소(0.08%) 수준보다 2배 높은 0.222% 수준이었다. 그는 경찰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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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해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구속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유족은 “첫 재판에서 처음으로 가해자 얼굴을 봤는데 무표정이었고 ‘죄송하다’는 짧은 말뿐이었다. 가해자 측으로부터 ‘부양할 가족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예비 아빠의 목숨을 앗아가 놓고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기가 막혔다”고 분통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가해자 변호인이 법정에서 ‘피해자 측에 충분히 사과를 못 했으니 시간을 좀 달라’고 했는데, 이것도 다 감형을 노린 것으로 보여 괘씸하다”고 밝혔다.
A씨는 “(가해자는) 다친 곳이 한 군데도 없이 멀쩡하다. 더 화가 났다. 제 뱃속에 있는 아이들은 아예 아빠 얼굴도 못 보고 남편도 애들 얼굴도 못 보고 갔다”면서 울먹였다.
남편의 얼굴과 이름을 밝힌 것에 대해선 “누구도 이런 고통을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음주운전으로 사람이 죽어도 최대 형량은 8년이고, 이 마저도 ‘초범’ ‘자진 신고’ ‘반성문’ 등을 이유로 감형을 받아 처벌이 너무 약하다”며 가해 운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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