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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전날 하원에 제출한 2026년 예산안에서 국방비를 전년대비 4% 줄인 12조 9000억루블(약 217조 5000억원)로 책정했다. 이는 2025년 국방비가 전년대비 25% 급증한 13조 5000억루블(약 227조 7500억원)에 달했던 것과 대비된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7월 전쟁 개시 이후 처음으로 국방비 삭감을 예고한 바 있다.
2026년 국방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5.5% 수준으로 추산된다. 2025년 6% 이상과 비교하면 비중이 줄었으나, 침공 전 3% 미만과 비교하면 여전히 크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러시아는 국방비를 축소한 대신 국내 치안 및 국경 방어 명목의 안보 예산을 확대했다. 2026년 안보 관련 지출은 3조 9000억루블(약 65조 8000억원)로 전년대비 13% 증가했다. 여기엔 국경 경비 강화 비용과 무인기(드론) 방어 시스템 개발비 등이 포함된다.
국방비와 안보비를 합치면 여전히 전체 예산의 40% 가까이를 차지한다. 다만 이 역시 전년대비로는 0.6% 줄어든 비중이다.
이번 국방비 삭감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어져 온 국방비 증액 기조가 처음으로 꺾인 것이어서 특히 주목된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러시아의 석유·가스 수입이 줄어들며 재정이 악화한 탓으로 풀이된다. 올해 1~8월 러시아의 석유·가스 수입은 전년 동기대비 20% 감소했다.
아울러 러시아 정부는 2025년 예산 집행 과정에서 재정적자를 당초 GDP 대비 0.5%로 설정했으나, 지난 6월 1.7%로 수정한 데 이어 이번에 2.6%로 다시 확대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보다도 악화한 것이다. 2026년 재정적자는 GDP 대비 1.6%로 예측됐다.
세입에서 에너지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30%에서 2026년 20%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인도, 유럽연합(EU) 등 제3국에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중단토록 압박하고 있다. 주요 수입국이 구매를 줄이면 러시아 재정은 더욱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2026년 실질 성장률은 1.3%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2023~2024년 4%대 성장률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러시아 경제는 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이후 군수 산업이 견인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문제는 전쟁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큰 폭의 국방비 삭감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러시아 재무부는 국방·안보 예산 확보를 위해 2026년 부가가치세(VAT)를 현행 20%에서 22%로 인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약 1조 3000억루블(약 21조 9500억원)의 세수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미 법인세 인상 등을 통해 전시 재원을 충당해 왔기 때문에 추가 증세는 민심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러시아산업기업가연합의 알렉산드르 쇼힌 회장은 VAT 인상이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을 유발해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닛케이는 “국방비 감축은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전쟁비용 마련을 위해 국민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구조가 지속된다면 정권 내부에도 압력을 줄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으로 러시아 내 휘발유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생활비 압박과 세금 인상이 겹치면 국민 불만이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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