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윌슨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 등은 이번 주 발표한 보고서에서 “거시경제 데이터와 증시 주도주가 미국 경제가 무착륙할 것이란 결론을 뒷받침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연착륙은 과열됐던 경기가 약한 경기 위축과 함께 안정화되는 것이라면 무착륙은 긴축적 통화정책 등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활황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보고서 언급처럼 최근 미국 경제 열기는 좀처럼 식을 줄을 모른다.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30만 3000개 늘어 시장 전망을 40% 이상 웃돌았다. 뜨거운 소비 심리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고점보다는 꺾였지만 3%대에서 고착화하며 여전히 연준 목표(2%)를 웃돌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등 미 증시 3대 지수 또한 사상 최고치 인근에서 움직이고 있다.
캐시 보스티안치치 네이션와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린 지금 연착륙 기미조차 못 보고 있다. (미국 경제는) 지금 무착륙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립 말디아 마드센 노르디아은행 애널리스트도 “현재의 금융 상황이 경제에 그리 긴축적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했다.
미국 경제의 체질 자체가 달라졌다는 평가도 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 이상을 소비가 차지하는 상황에서 경제가 외부 충격에 덜 민감해졌다는 설명이다. 릭 라이더 블랙록 전무는 “소비는 거대한 경제적 충격 없이는 그렇게 극적으로 조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데이비드 켈리 JP모건 최고 글로벌 전략가는 인터넷과 국제무역을 발전하고 서비스 산업이 성장하면서 경제가 금리에 대한 민감도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가 이대로 무착륙할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심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인플레이션이 정책 목표라 괴리돼 있는 상황에선 그간 공언한대로 기준금리를 단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준 내 최고 매파(긴축적 통화정책 선호파)로 꼽히는 미셸 보우먼 이사는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선 과거보다 더 높은 금리를 필요로 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금리 인상도 아직 배제된 건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11월 미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고금리를 유지하거나 올리는 것은 연준으로서도 정치적 고민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