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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경위는 “아직 두렵고 무섭기도 하지만 마지막 희망이라고 생각하고 실명 인터뷰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일로) 한 가정이 정말 망가졌다. 초등학교 3학년 딸이 있는데 딸한테는 너무 미안하지만 정말 죽고 싶다는 말을 많이 했다”며 “제가 해당 부서에 ‘아파트에 올라가 떨어져 죽겠다, 그럼 그제야 인사발령 해 줄 것이냐’고 하자 두 달 만에 인사발령을 해 주더라”고 언급했다.
현재 금호파출소를 떠나 성동경찰서에서 서류 문서 발송 업무를 하고 있다는 박 경위는 “같은 관내에 있는 금호파출소장과 마주칠 가능성이 높다”며 분리 조치가 맞는지 의문을 나타냈다.
또한 박 경위는 파출소장이 다른 직원에 박 경위의 근태 및 복장불량 등을 지적하는 내용의 진술서를 써달라거나, 근태를 문제 삼기 위해 CCTV를 돌려보기까지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제가 병가를 가 있는 동안 아무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낀 파출소 직원의 제보를 받았다”며 “거기에 대한 진술과 CCTV 자료를 확보하려고 하고 있는데 그에 대한 협조도 해주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 파출소장에 대한 처벌은 ‘구두경고’에 그친 상태다. 그런데 박 경위에 되레 “감찰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연락이 왔다고. 파출소장이 박 경위에 대한 진정을 넣어 감찰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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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본청에 이의신청을 했을 때에도 회유시도가 있었다는 사실도 밝혔다.
박 경위는 “저에게도 ‘파출소장이 받은 똑같은 징계(구두경고)에서 멈춰주겠다, 앞으로 경찰생활을 해야 되지 않겠냐’고 회유하더라”며 해당 통화내용은 녹취돼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가 모든 채널을 통해서 도움을 요청했는데 한 번도 제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제가 이런 노력으로 사회가 변하고 조직이 변할 수 있다면 딸한테 떳떳한 엄마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번 열심히 대응해볼 생각이다”라고 다짐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0일 KBS 보도로 알려졌다. 박 경위 지난 4월 파출소장으로부터 “식사 자리에 나오라”는 연락을 받은 뒤 지역 유지라는 80대 남성을 소개받았다. 이 남성은 박 경위에 과일을 깎게 하며 ‘파출소장 비서’로 부르기도 했다.
일주일 뒤 파출소장은 “회장님 호출”이라며 박 경위에 들를 것을 요구했고 이를 거절하자 “우리 회장님께서 승진시켜 준대”라며 재차 방문을 유도했다.
그뿐만 아니라 근무 시간 중 박 경위를 따로 불러 실내 암벽 등반장에 방문하는 등 지속적인 갑질을 했다고 폭로했다.
참다못한 박 경위는 지난 5월 15일 병가를 내고 청문감사실에 감찰조사를 요청했으나 파출소장에 대한 징계는 ‘구두 경고’에 그쳤다.
이같은 논란에 해당 파출소장은 “후배에게 잘해주려고 한 건데 역효과가 난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