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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사별로 보면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은 4.75% 금리를 주고 있다. 불과 지난 1일 5.1%를 줬던 것과 비교하면 0.35%포인트가 하락했다. 하나은행의 ‘하나의정기예금’도 이달 초 5.1%를 줬지만, 이날 기준 4.7%로 떨어졌다.
우리은행의 ‘우리WON(원) 플러스 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연 4.70%를 주고 있다. 이달 1일 연 4.98% 금리를 줬던 것보다 2.8%포인트 하락했고 지난달 13일 연 5.18%였던 것과 비교하면 0.5%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KB국민은행의 ‘KB 스타 정기예금’ 금리는 4.65%로 이달 초 4.70%보다 하락했고,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도 이달 초 4.95%에서 4.63%로 낮아졌다.
저축은행들의 금리도 떨어지는 중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5.42%로 나타났다. 이달 초 5.53%보다 0.11%포인트 떨어졌다.
최고 금리로 봐도 하락세는 뚜렷하다. 이날 기준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5.7%다. 이달 초만 해도 6%를 넘긴 정기예금 상품만 10개에 달했고,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정기예금의 경우 6.1% 금리를 줬지만 현재 연 금리 6%를 초과하는 정기예금 상품은 없다.
정기예금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고공비행했던 채권 금리가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는 시장금리와 정책금리로 구성되는데, 시장금리는 금융채 금리와 연동돼 있다. 금융채 금리가 상승하면 정기예금 금리도 오른다. 실제 1년 만기 금융채(AAA 등급 기준)의 민평 평균 금리는 지난달 초 5.1%를 넘겼다. 그러다 이달 1일 4.758%까지 내려앉더니, 22일 기준 4.417%로 하락했다.
지난달 말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 자제 요청도 금리 인하에 영향을 미쳤다. 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가 오르면서 시중은행 자금 쏠림 현상이 발생하자, 금융당국은 은행들에 ‘금리 인상 경쟁을 자제해 달라’고 권고했다. 특히 은행들의 금리 인상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끌어올리면서 대출금리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당국의 압박은 거세졌다.
금융권에서는 정기예금 금리가 당분간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 금리가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다, 은행들의 경우 그간 막혔던 채권 발행도 재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보통 자금 조달을 채권 발행과 수신 상품으로 조달하는데, 금융당국은 채권 시장 안정을 위해 은행의 채권 발행을 자제시켜 오다 최근 이를 풀어 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올릴 요인이 사라지고 있으며, 은행채 발행까지 재개되면 수신 상품을 통한 자금 조달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된다”며 “특판 상품이 아닌 이상 기존 정기예금 금리는 4%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