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퍼링·긴축…9월 증시 눈높이 하향

이은정 기자I 2021.08.31 13:45:04

증권사, 9월 코스피 예상밴드 하향조정 움직임도
"테이퍼링, 금리, 중국 리스크, 신용대출 제한 영향"
"금리인상 사이클 매력 높아질 가치주·배당주 봐야"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증권사들이 9월 코스피 예상범위로 2950~3300선을 제시했다. 3100선보다 더 내리거나 바닥을 다지고 올라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땐 가치주, 배당주를 봐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외인 자금 이탈 지속 가능성 여전

31일 증권사들이 제시한 9월 코스피 예상밴드는 △삼성증권 3000~3300선 △코리아에셋투자증권 3000~3300선 △신한금융투자 3050~3250선 △한국투자증권 3000~3260선 △부국증권 2950~3250선이다. 증권사가 집계한 코스피 월평균 추이를 살펴보면 6월 3259, 7월 3254, 8월(27일 종가 기준) 3183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공식화가 전망되는 가운데 시총상위주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고점 논쟁, 중국 정책 리스크, 국내 신용대출 제한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서다.

9월 코스피 상·하단 밴드를 하향조정한 코리아에셋증권은 국내 가계부채 급증 부각에 따른 유동성 팽창의 종식, 중국 정책적 리스크로 인한 외국인 자금 이탈 지속 가능성을 배경으로 들었다. 반도체 업황 우려에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대형주도 이달 연중 최저점으로 급락하며 여타 중·대형주 조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봤다.

안진철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주식에 이어 2차전지를 대표해 온 LG화학도 상승추세에서 이탈했고, 주요 대형주는 단기반등이 올 수 있지만 추세적 상승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미국 테이퍼링 공식화에 충격은 학습효과로 인해 과거보다 덜하겠지만 중국 정치적 리스크 등에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지수가 정점을 지나 바닥을 탐색할 가능성에 지수보다는 업종별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부국증권은 경기 정점 통과를 가정한 로우볼(저변동성)과 배당성장주, 위드코로나 테마로 변모한 기존 리오프닝 업종으로 투트랙 투자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봤다.

부국증권 연구원은 “‘위드코로나’를 표방하는 정상화 시도에 접종 거부자들을 중심으로 델타 변이가 확산 중이며 이는 백신 접종과 더불어 집단면역 획득 여지를 높인다”며 “배당성장주와 로우볼은 경기가 빠르게 냉각되지 않고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고원 경기’를 중기적으로 형성하더라도 스타일 성과가 유지, 경기 수축국면에도 벤치마크 대비 양호한 성과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출처: 각 증권사 리포트, 8월31일 기준)
◇ 상승 불씨 남았다…방어 대응 필요

한국투자증권은 중국 경기 정상화와 동남아발 공급 불안 해소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9월 방어적 관점으로 시장에 대응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에 주목할 업종으로는 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등이 포함된 성장주로 판단했다. 국내외 금리 상승세가 확인되지만 올 3월 수준을 회복할 정도로 강하지 않아 경기 순환주에 대한 투자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소재, 산업재, 경기소비재 등 경기순환주는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기대하는 정도의 짧은 투자를 추천한다”며 “앞으로 경기가 회복세를 나타내더라도 이전보다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9월 주가·밸류에이션 매력 종목과 실적·정책 모멘텀으로 반등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이에 △낙폭과대 실적주 자동차·정유·철강·증권·하드웨어(HW) △정책 모멘텀이 예상되는 비메모리 소부장(소재·부품·장비)와 위드 코로나(유통·패션·여행·레저) 관련주를 제시했다.

금리인상 시나리오에 따라 성장주보다는 가치주와 배당주로 대응해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안 연구원은 “금리가 인상되면 성장주 매력이 줄고 조정을 거친 가치주, 배당주 매력은 높아진다”며 “단기적으로는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 가능성, 2차전지 업체의 빈번한 화재 리콜, 달라지는 금융환경에 대응해 보수적 시각과 매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코리아에셋증권은 9월 이후 주요 이슈로 추석 이후 위드 코로나 수용에 따른 증시 호재, 9월 중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하는 추가적인 규제 발표 전망, 중국 일대일로 정상회의, 북한 9.9 정권수립기념일, 국내 여야 대선후보 경선 레이스 등을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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