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작년 보험사가 판 실손보험에서 2조5000억원의 손실이 났다고 28일 밝혔다. 2016년부터 5년째 적자 행진이다. 실손보험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낸 의료비의 일정 부분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작년 말 3496만명이 가입해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린다.
작년 보험료 수익은 10조5000억원인데, 지급보험금 등이 늘어나면서 발생손해액(11조8000억원) 더 컸다. 실손보험은 판매시기와 보장구조 등에 따라 1~3세대와 노후·유병력자 실손으로 구분되는데 모두 손실이 발생했다. 특히 2009년 8월 이전까지 팔렸던 1세대 실손의 손실규모가 1조3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반면 1~3세대 실손과 비교해 자기부담 비율이 높은 노후(17억원)·유병력자(997억원) 실손은 영업이익을 냈다.
매년 큰 폭의 보험료 인상에도 합산비율은 123.7% 수준을 기록했다. 발생손해액과 실제사업비를 보험료수익으로 나눈 합산비율은 100%가 넘어가면 보험회사가 손해를 본다는 뜻이다. 자기부담금이 없고 비급여 과잉진료 등 보험금 누수가 많은 1세대 상품이 136.2%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손보험 곳간을 위협하는 것은 비급여 진료비다. 작년 실손보험 지급보험금 11조1000억원 가운데 급여(본인부담)는 4조원(36.3%), 비급여는 7조1000억원(63.7%) 수준이다. 비급여 진료비는 5년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실손보험 지급보험금 중 비급여 비중은 63.7%로 전체 국민건강보험 가입자의 비급여 비중(45.0%) 대비 높은 편이다. 특히 자기 부담이 거의 없는 1세대 상품의 비급여 비중이 64.8%로 가장 높았고, 자기 부담을 높인 노후·유병력자 실손이 46.8%로 낮게 나타났다. 실손보험 청구금액이 가장 많았던 질병은 허리디스크로 전체의 5.5%를 차지했으며, 이어 요통(5.2%), 노년 백내장(3.8%), 어깨병변(오십견, 3.5%), 무릎관절증(2.4%) 등의 순으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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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 누수를 유발하는 비급여에 대해선 분쟁조정위원회 결정과 판례 등을 참고해 합리적인 보장기준을 마련하고, 필요하면 보상 실무사례집을 마련하거나 실손보험 표준약관도 개정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필수적인 치료비는 보장을 확대하되 보험금 누수가 심한 비급여 항목은 보험금 지급심사를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