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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돌린 쌍용차…法 '회생절차 개시결정 보류' 회신

손의연 기자I 2021.02.26 11:28:53

"이해관계자 간 협의가 지속…P플랜 제출 시간 보장"
3월 초중순 목표로 잠재적 투자자 HAAH와 협상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쌍용자동차(003620)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와 함께 신청한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이 28일 만료를 앞둔 상태에서 회생 절차 개시 보류 기한이 연장돼 한숨 돌렸다.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사진=연합뉴스)


2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차에 ‘ARS 기간 연장과 관련해 법원은 이해관계자 간의 협의가 지속되고 있는 한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보류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이해관계자 간 협의를 통한 P플랜(사전계획안) 제출 시간을 보장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말 쌍용차는 인수 후보자인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와 막판 협상에 돌입했다. 당초 쌍용차와 HAAH는 25일 인수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세부적인 입장 차로 인해 이번 주말 막판 협상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결정을 유보하는 이유는 신규 투자비 규모를 초과하는 공익채권(인수 후 즉시 지출)에 부담을 가지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는 현재 정상적인 공장가동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달 들어 공장가동이 네 번 중단됐다. 쌍용차는 이달만 지난 3~5일, 8~10일, 17~19일, 22~24일, 25~26일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정상적으로 공장을 가동한 날은 3일에 불과하다. HAAH 입장에서는 인수 이후에도 경영정상화 여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수 있는 대목이다.

쌍용차와 HAAH의 협상 결과에 따라 쌍용차의 회생 여부 윤곽이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사전회생계획안(P플랜)을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복안이다. P플랜은 법정관리 개시 전 채무자가 주채권자 동의를 받아 인수 예정자를 정해 투자 방안까지 담은 회생 계획을 법원에 내는 제도다.

쌍용차는 P플랜의 전제조건 중 하나인 대주주 마힌드라의 쌍용차 지분 75% 및 채권 삭감에 대해 인도 중앙은행의 승인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무엇보다 관건은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의 지원 여부다. HAAH는 투자금액에 상응하는 자금을 산은이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는 쌍용차 지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쌍용차와 관련해 “고용도 있고 하니 괜찮다면 살리는 것이 괜찮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 18일에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으로부터 쌍용차 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고 “잘 풀어가야 하지 않겠냐”고 했는데, 정부가 쌍용차 지원에 무게를 싣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주채권자인 산은 역시 쌍용차가 HAAH의 사업계획을 포함한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면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산은도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쌍용차는 3월 초중순까지 법원에 P플랜을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HAAH와 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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