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에 4.8억 갈취하고 폭행" 갑질 선장들 무더기 적발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선원을 폭행·감금하고 수억원의 돈을 가로챈 선장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해양경찰청은 지난 4월23일부터 6월30일까지 전국 어선, 염전, 양식장 등 8만3000여곳에서 일하는 해양종사자에 대한 인권침해 전수조사를 한 결과 56명을 검거하고 이 중 1명을 약취유인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구속된 A(66)씨는 지적장애인 B씨에게 “먹여주고 재워주겠다. 선원 임금은 적금을 넣어주겠다”고 유인했다. 하지만 그는 2010년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8년간 1억원 가량의 임금을 주지 않고 폭행했다. 게다가 그는 장애인 B씨 명의로 3억8000만원을 대출받아 가로챘다.

목포에서는 무허가 직업소개소를 운영한 C씨는 작년 12월께 선원 D씨 등 7명에게 술을 먹인 뒤 술값을 부풀려 고액의 빚을 지게 했다. 이후 그는 강제로 이들에게 선원 일을 시키고 이를 거부한 선원들을 폭행·감금했다. 선장 E씨는 인천에서 베트남인 선원 F씨를 ‘한국말과 일이 서투르다’는 이유로 폭행하고 바다에 빠뜨리기도 했다.

해경은 구속된 A씨를 제외한 55명에 대해서는 불구속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해경은 전국에서 일하는 해양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지, 면담, 전화 등을 통해 진술한 내용을 토대로 이들을 검거했다.

앞서 해경은 지난 6월8일 해수부, 고용노동부,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 등 8개 유관기관과 회의를 열고 인권침해에 대해 협업하는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장인식 형사과장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전수조사를 해 인권침해 예방·단속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양경찰청 홈페이지(www.kcg.go.kr)를 통해 갑질, 금품·향응수수, 횡령, 부당한 예산 집행 및 낭비 행위, 부패 행위에 대해 익명으로 신고할 수 있다. [출처=해양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