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 방통위원장 지명에…野 "2차 방송장악, 제2의 이동관"

김범준 기자I 2023.12.06 14:54:43

尹 대통령, 6일 김홍일 신임 방통위원장 지명에
민주당 "이동관 실패하자 '검사 출신' 앉히나"
정의당 "이동관 도피 후 더 노골적 언론 장악"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6일 김홍일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을 신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으로 지명한 것을 두고 원내 야당이 일제히 ‘2차 방송장악’이자 ‘제2의 이동관’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임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사진=뉴스1)
더불어민민주당 언론자유대책특별위원회는 이날 성명에서 “방송 장악을 위해 ‘언론장악 기술자’ 이동관을 방송통신위원장에 앉혔다가 국민적 저항으로 실패하자, 이번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 ‘특수통 검사’ 출신을 방통위원장에 앉히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방송 문외한 검사 출신을 방통위원장에 앉히려는 것은 방통위를 내년 총선을 앞두고 비판 언론 탄압과 방송 장악 돌격대로 삼겠다는 뜻을 꺾지 않은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민주주의 기틀을 훼손하는 언론탄압·방송장악 아집은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방송통신위원장으로 검찰 출신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을 지명하며 2차 방송 장악에 나섰다”면서 “김홍일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검사 재직시절 직속상관으로서, 윤 대통령을 필두로 한 ‘검찰판 하나회’ 선배”라고 지적했다.

이어 “방송·통신 관련 커리어나 전문성이 전혀 없는 특수통 검사가 어떻게 미디어 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간다는 말인가”라며 “5공화국 신군부가 정치군인들로 국가 요직을 독식했듯, 대통령이 임명하는 모든 자리에 특수통 검사들로 채우려고 하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방송 장악의 꿈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윤 대통령의 선언에 불과하다”며 “검찰 수사하듯 방통위원회를 방송 장악에 앞세우겠다는 대통령의 선포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정의당도 대통령실의 김홍일 방통위원장 후보자 지명을 비판하고 나섰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이 저주한 대로 ‘제2의 이동관’이 끝내 나타났다”며 “특수통 출신, 대통령의 측근, BBK 검사, 방송통신 경력의 전무함 등을 이유로 김홍일 방통위원장 지명 강행은 안 된다고 수차례 경고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 출신 방통위원장 지명은 법망을 피해 언론을 범죄자 다루듯 취조해서 무릎 꿇게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이동관을 꼼수 사퇴로 도피시킨 직후 지명한 인사의 면모를 보니 더 노골적 언론장악 의욕이 보인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방송3법’을 거부한 것처럼 야당과 언론, 국민의 평가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윤 대통령의 인사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이제 윤 대통령의 굳센 언론장악 의지를 잘 알겠다. 김홍일 위원장이 절대 언론 장악, 방송 탄압에 나설 수 없도록 막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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