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삼성 협력사 퇴사율 0%의 비밀은?"

이재호 기자I 2014.05.15 15:05:50

15일 '삼성 협력사 채용 한마당'. 구직자 2만명 찾아
협력사는 준비된 인재, 구직자는 검증된 기업 찾아
삼성, 취업정보·입사 후 직무교육 제공 등 가교 역할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 협력사 채용 한마당’ 행사장은 구직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재호 기자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대부분의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은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업 인지도가 낮아 우수 인재를 채용하기가 쉽지 않다. 어렵사리 뽑아 놔도 1년도 지나지 않아 회사를 떠나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구직자들도 애로가 있다.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지만 믿을 만한 기업을 찾기가 어렵다.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 협력사 채용 한마당’은 구인기업과 구직자의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삼성전자 협력사 122개, 2차 협력사 23개 등 총 200여 개 업체가 참가한 이날 행사엔 10시30분 개막식 이전부터 구직자들이 장사진을 쳤다. 이날 하루 2만 여명이 넘는 구직자들이 행사장을 찾은 것으로 주최 측은 추산했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학생부터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 구직자까지 일터를 구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구인기업은 믿을 만한 인재를, 구직자들은 믿을 만한 기업을 찾느라 여념이 없었다.

지난해 삼성전자(005930)가 선정하는 ‘올해의 강소기업’에 이름을 올린 부전전자 부스를 찾았다. 휴대폰용 스피커 제조업체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다투는 기업이다. 부전전자는 이날 행사를 통해 최대 5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40명 이상의 구직자가 면접에 임했다. 8대 1이 넘는 경쟁률이다.

지난 2012년 삼성 협력사 채용 한마당이 시작된 이후 3년 연속 참가 중인 부전전자 관계자는 “이 행사를 통해 채용한 인재들은 퇴사율이 0%”라며 “수많은 업체가 참가한 채용 박람회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한 만큼 자부심과 애사심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가한 다른 협력사 관계자들도 “이 행사에서 뽑은 직원들은 퇴사율이 낮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중소·중견기업 신입사원의 조기 퇴사율은 20%를 웃돈다.

막 면접을 끝내고 나오는 구직자로부터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지방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이 구직자는 “일반 채용 박람회와 달리 이 행사의 경우 면접을 볼 기업을 미리 정하고 해당 업체에 대해 충분히 공부하고 왔다”며 “삼성이 추천하는 기업인 만큼 입사하게 되면 안정된 환경에서 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 협력사 채용 한마당’ 행사에 참석한 유장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앞줄 오른쪽 첫째)과 노인식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셋째) 등 관계자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이재호 기자
삼성은 구인기업과 구직자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들은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지난달 15일부터 채용 한마당 홈페이지를 개설해 구직자들에게 자세한 기업 정보를 제공했다.

또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사전 기업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구직자들이 해당 기업과 직무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특히 이날 행사장에는 삼성 인사담당자 20여명이 직접 나와 이력서 및 면접 컨설팅부터 현장 기업 매칭까지 취업에 관한 종합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기업들이 준비된 인재를 채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구직자들도 삼성 협력사라는 검증된 기업에 입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삼성 관계자는 “올해 2000여명의 구직자들이 삼성 협력사에 입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채용 후에는 지난해 6월 신설한 ‘상생협력아카데미’에서 삼성 신입사원에 준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삼성이라는 국내 최대 기업을 매개로 많은 협력사와 우수 인재들이 인연을 맺게 됐다.

노인식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협력사가 성장동력을 확충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우수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며 “삼성은 협력사의 인재 채용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상생협력을 강화하고 고용 창출에도 이바지하겠다”고 강조했다.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 협력사 채용 한마당’ 행사에 참가한 구직자들이 삼성전자로부터 강소기업으로 선정된 솔브레인에 입사하기 위해 면접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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