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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크러스너호르커이 최신작, 내년 국내 출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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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호 기자I 2025.10.10 10:38:02

출판사 알마, 2021년작 ''헤르쉬트 07769'' 번역 마쳐
안지미 대표, ''사탄탱고'' 매료돼 국내 출간 결심
"일상 속 균열 통해 다른 생각 환기시키는 작가"
영화 ''사탄탱고'', 노벨문학상 기념 특별상영 추진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02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헝가리 현대문학 거장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71)의 가장 최근 작품인 ‘헤르쉬트 07769’가 내년 국내에 번역 출간된다.

202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헝가리 소설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사진=AFP)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작품을 국내에 소개해온 출판사 알마의 안지미 대표는 10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크러스너호르커이의 ‘헤르쉬트 07769’의 번역 작업을 모두 마쳐 현재 교정과 편집 작업 중으로 내년 1월 출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르쉬트 07769’는 우울과 불안에 휩싸여 사는 주인공 플로리안이 인류를 위협할 것 같은 과학적 발견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안 대표는 “오래 전부터 출간을 준비해온 작품”이라며 “노벨문학상 발표 이후 바로 출간하고 싶었으나 번역 작업이 쉽지 않아서 내년에 출간하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출판사 알마는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작품을 꾸준히 국내에 소개해왔다. 크러스너호르커이의 데뷔작이자 대표작인 ‘사탄탱고’(1985)를 비롯해 ‘저항의 멜랑콜리’(1989), ‘서왕모의 강림’(2008), ‘라스트 울프’(2009), ‘세계는 계속된다’(2013),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2016) 등 총 6권이 알마를 통해 번역 출간됐다.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한 서점에 2025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소설 ‘헤르쉬트 07769’가 진열돼 있다. (사진=로이터)
안 대표가 크러스너호르커이 작품을 계속 출간해온 배경엔 영화 ‘사탄탱고’가 있다. 헝가리의 거장 벨라 타르 감독이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소설을 바탕으로 1994년 제작한 영화로 러닝타임만 7시간이 넘는 대작이다. 안 대표는 “영화 ‘사탄탱고’에 매료돼 원작 소설을 출간하기로 결심했다”며 “크러스너호르커이의 크고 싶은 작품 세계를 조금 더 알고 싶다는 생각에 한 권씩 책을 내다보니 어느새 6권이나 출간하게 됐다”고 말했다.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작품은 사실 쉽게 읽기 어럽다. 그는 마침표 없는 긴 문장의 난해한 문체로 인간의 근원적인 불안과 소외를 다뤄왔다. 몰락한 삶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채 악순환을 이루는 절망을 그렸다는 점에서 그의 작품엔 ‘묵시록적’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안 대표는 “우리가 늘 알고 있는 것을 다시 알게 하거나, 단순히 즐거움만 느끼게 하는 게 예술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닐 것”이라며 “그런 지점에서 일상에 균열과 틈을 만들고 생각을 환기시키며 다른 세계로의 확장을 꿈꾸게 한다는 것이 크러스너호르커이의 매력이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작품은) 허들이 높지만 완독했을 때의 성취감은 남다르다”며 “아름답지만 쉽게 정체를 보여주지 않는 예술을 접했을 때, 처음엔 어려워도 한 번 빠지게 되면 헤어나오기 힘든 그런 경험을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작품을 통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대표작 ‘사탄탱고’의 국내 번역본 표지. (사진=알마)
크러스너호르커이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사탄탱고’의 국내 특별상영도 추진할 계획이다. 안 대표는 “올해 초 ‘사탄탱고’ 특별상영을 3회 진행했는데 순식간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였다. 이번에 다시 영화 상영을 제안할 생각”이라며 “7시간이 넘는 작품이지만 소설보다는 오히려 더 쉬운 부분도 있어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읽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출간된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작품은 헝가리어 직역본이 아닌 영어 또는 독일어 번역본을 한국어로 옮긴 중역본이다. 독자들 사이에선 그의 작품을 직역본으로 보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는 의견도 나온다. 안 대표는 “번역이 쉽지 않은 작품이라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아쉬워하는 독자들도 많다는 점에서 (헝가리어 직역본 출간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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