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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나가는' 러시아…우크라인도 자국군에 동원

장영은 기자I 2022.09.26 13:53:45

NYT "러, 우크라인들끼리 싸우도록 강요"
WP "부적격자도 군에 동원…곳곳 반대시위"
우크라 "전쟁 강요는 불복종 시민 제거하려는 것"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러시아가 자국민들을 대상으로 부분 군 동원령을 발동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도 강제 징집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고전하고 있는 러시아군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헤르손(사진)과 자포리자 등 러시아 점령지역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인을 대상으로 강제 징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AFP)


◇우크라인도 강제 동원…“모두 두려움에 떨어”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당국자와 인권단체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남성들을 강제 동원하고 러시아로의 병합을 위한 주민 투표를 진행하면서 혼란과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헤르손에서는 우크라이나 남성들이 군에 동원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 팔을 부러뜨리거나 지하실로 숨어들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헤르손과 자포리자 등 러시아 점령 지역의 모든 18∼35세 남성은 지역 밖으로 나가는 것이 금지됐으며 병역의무를 신고해야 한다. 주민들은 일부 남성들이 탈출 시도를 이어가고 있으며 모두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을 카테리나(30)라고 소개한 한 우크라이나 여성은 “사람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며 “러시아군은 처음에는 우리 집을 수색하더니 우크라이나 남성들을 자신들의 군대에 징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모두 불법이지만 우리에겐 현실이다”라고 토로했다.

NYT는 러시아군이 동·남부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 엄청난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족한 병력을 채우기 위해 우크라이나인들까지 군에 동원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이날 “러시아가 점령지 시민에게 전쟁을 강요하는 것은 복종하지 않는 시민을 제거하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러시아 당국의 무리한 징집에 현지에서도 다시 동원령에 반대하는 시위가 산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사진= AFP)


◇기저질환 있는 60대도 징집…러시아 탈출 행렬 줄이어

러시아는 자국 내에서도 무리한 징집으로 비판을 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러시아 당국이 노인과 환자, 장애인 등 군 복무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까지도 징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영 러시아투데이(RT)의 마르가리타 시모냔 편집국장이 전날 트위터에 올린 군 부적격자 동원 사례 중에는 당뇨병과 뇌허혈을 앓는 63세 남성도 있었다.

이에 곳곳에서 군 동원령 반대 시위가 다시 일어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타전했다. 러시아 남부 다게스탄에서는 마을 주민 110여명을 동원하려는 데 항의하는 시위대가 고속도로를 봉쇄했고, 모스크바에서도 시위대가 거리로 나와 부적격자에 대한 징병에 항의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 동원령을 발표한 직후부터 시작된 ‘러시아 탈출’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강제 징집 등을 피하려 항공편이나 육로를 통해 인근 국가로 몸을 피하는 것이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유럽 국가 중 러시아 관광객의 입국을 막지 않고 있는 유일한 국가인 핀란드로 넘어가려는 러시아 차량이 줄지어 서 있으며, 그루지야(조지아) 국경에 대기 중인 러시아 차량은 2500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독립언론 메두자는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이 전투 가능 연령대 남성의 출국을 막는 법안을 오는 28일부터 시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28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에서 진행 중인 영토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가 종료되는 다음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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