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정청래 “지난 대통령 선거는 불법선거”

이도형 기자I 2013.08.05 17:11:43
[이데일리 이도형 기자] 국가정보원 댓글의혹 사건 등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5일 “지난 대통령 선거는 불법 선거였다”며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계획적으로 개입한 불법 대선이었으며 그것도 모자라 경찰청이 허위수사 발표를 함으로써 결정적으로 표심을 왜곡한 부정선거”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조특위 국정원 기관보고에서 공개 발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국정원 기관보고는 여야 합의에 따라 남재준 원장의 모두 발언 과 여야 간사 및 여야가 지정한 각 1인씩의 기조 발언만 공개하고 그 이후부터 비공개로 전환됐다.

다음은 정 의원의 기조발언 전문

민주당 국조특위 간사를 맡은 마포을 출신 정청래입니다. 권성동 간사께서 위원장의 말씀을 문제 삼았는데 위원장의 말씀은 이 박근혜 정부의 검찰의 공소장에 나와 있는 그 내용을 말했을 뿐입니다.

여기 한치도 어긋남이 없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위원장께서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서 그렇게 틀린 것은 없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제 발언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는 불법 선거였습니다.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계획적으로 개입한 불법 대선이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경찰청이 허위수사 발표를 함으로써 결정적으로 표심을 왜곡한 부정선거였습니다.

만약 미국 CIA에서 불법적으로 대선에 개입하고 FBI에서 허위수사를 발표함으로써 미국 대통령 선거를 왜곡했다면 과연 미국의 대통령이 견딜 수 있었을까요? 대한민국의 서글픈 현실을 우리 전 국민이 함께 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 8개월 전 대통령 선거 4-5일 전을 앞둔 그때로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눈보라가 휘몰아쳤던 추운 겨울. 작년 12월 14일은 매우 중요한 날입니다. 범죄의 재구성을 해보겠습니다.

그날은 처음으로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대통령 역전했다는 한국일보 기사가 나온 날입니다. 그리고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에서도 영점 몇 퍼센트 차 초박빙 승부라며 어쩌면 문재인 후보가 될 것이라는 예측 보도를 하고 있었던 매우 중요한 날입니다. 새누리당으로써는 많이 당황했을 겁니다. 대책회의를 했을 겁니다.

12월 14일 오전 8시 36분 박근혜 후보는 국정원 사건이 허위사실로 밝혀지면 문 후보가 책임지라고 굳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그리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경찰청을 항의방문 했습니다.

그리고 12월 14일 김무성 총괄본부장은 부산 서면 유세장에서 무단으로 유출한 NLL 대화록을 여과 없이 낭독했습니다. 그리고 12월 14일, 국정원 오피스텔에 있었던 여직원 사건과 관련하여 민주당 의원들을 무더기로 고발한 날입니다.

15일 날 대책회의를 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16일 날 매우 중요한 순간이 우리 국민들 앞에 보여질 것입니다. 국정원 댓글사건을 14일 날 발견하기 시작했고, 16일 날 그것을 조작하는 동영상을 저희가 경찰로부터 자료를 제출 받았습니다. 그것은 민주당이 만든 것이 아니라 서울 경찰청 사이버수사대 디지털증거분석실의 CCTV 영상입니다. 범죄의 현장을 여러분 한번 살펴보시겠습니다. 동영상 틀어주시기 바랍니다. 국민여러분 두 눈 똑바로 뜨고 보시기 바라겠습니다.

(경찰청 동영상 상영)

(분석관1) 그럼 그건 이제 수사팀의 몫이고 실제적으로 이건 언론 보도에는 안 나가야 할 것 아냐

(분석관1) 안되죠. 안돼안돼…나갔다가는 국정원 큰일 나는 거죠. 우리가 여기까지 찾을 줄은 어떻게 알겠어

(분석관2) 우리가 판단하면 안되고. 기록은 (보고가) 올라가겠지만… 안하겠지

(분석관1) 노다지다 노다지, 이 글들이 다 그런거

(분석관2)글 게시하고 관련없는 URL은 제외를 하고, 우리가 검색했던 URL 은 총 몇 개 였는데 결과를 확인한 바 비난이나 지지 관련 글은 발견하지 못하였다, 그렇게 써갈려 그러거든요.

이것이 대한민국 경찰의 범죄 현장입니다. 16일날 어떻게 이것을 알았을까요?

김무성 총괄본부장은 기자들과의 오찬 현장에서 오늘 경찰 수사의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뉘앙스로 얘기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또 어떻게 이 사실을 알았을까요? 경찰의 허위수사 발표 내용을 어떻게 박근혜 후보는 발표 3시간 전에 알았을까요?

그 동영상 한번 보겠습니다. 틀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2012년 12월 16일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 발언 상영)

근데 이번에 국정원 여직원 사태에서 발생한 여성 인권 침해에 대해서 한마디 말씀도 없으시고 사과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여직원이 댓글을 달았느냐는 증거가 없다고 나왔지만…

국민 여러분 똑똑히 보셨습니까?

경찰은 댓글 흔적을 지우고 삭제하고, 보도자료를 허위로 조작해서 발표하는 음모를 꾸미고 그리고 몇 시간 후 박근혜 후보는 댓글 흔적이 나오지 않았다고 확정적으로 얘기합니다. 이 사실을 우리가 어떻게 설명할까요?

그래서 검찰이 수사했습니다. 전 국정원장 원세훈의 혐의에 대해 박근혜 정부의 검찰에서 공소장에 공식 확인한 피의 사실입니다.

“피고인(원세훈)이 제도 정치권 진입을 저지하여야 한다고 지시한 특정 정당과 정치인에 대한 낙선 목적의 선거운동을 함으로써 그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개입 범죄행위를 실행하였다.”

이것이 범죄의 사실입니다. 검찰은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피고인(원세훈)은(…)3차장 이 OO, 심리전단장 민OO, 사이버 팀 팀장 및 직원 등과 순차 공모하여 국가정보원장의 직위를 이용하여 정치관여 행위를 함과 아울러 선거운동이 금지된 공무원으로서 그 지위를 이용하여 낙선 목적 선거운동을 하였다.”

이것이 원세훈의 피의사실입니다.

다음은 김용판 선거혐의 피의사실입니다.

“피고인(김용판)은 증거분석 결과물의 회신을 거부하고 지연시킴으로써 수서경찰서 수사팀의 수사 진행을 방해하였다.”

이것의 피의 혐의입니다.

이렇게 마무리 하고 있습니다.

“피고인(김용판)은 경찰공무원으로서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가 당선되게 하기 위하여 위 이◇◇과 권OO 등 서울수서경찰서 수사팀 관계자들로 하여금 위와 같이 실체를 은폐한 허위의 보도자료를 서울수서경찰서 홈페이지 등 공공시설 등에 게시하게 함으로써 경찰공무원법상의 정치운동 금지 규정을 위반함과 아울러 서울지방경찰청장이라는 공무원 지위를 이용하여 대통령 선거 직전에 위와 같이 실체를 은폐한 허위의 수사 공보를 하게 함으로써 선거 운동을 하였다.”

이것이 피의 사실입니다.

제가 읽어 드린 것은, 민주당이 작성한 문건이 아닙니다. 박근혜 정부가 임명한 채동욱 검찰총장의 지휘 하에 밝혀진 검찰 공소장 내용입니다. 이 사실은 진실입니다. 이것이 지난 대통령선거가 불법적으로 이뤄졌다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남재준 원장님, 남재준 원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의 육군참모총장이었습니다. 당시 국군통수권자 노무현 대통령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인간적인 정의는 저버리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집권 5년 동안 825만 건의 대통령 지정 기록물을 남겼습니다. 정상회담 대화록, 사전회의, 사후회의록 다 남겼는데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 사후 조치까지 다 넘겼는데 하필이면 왜 정상회담 대화록만 빠졌습니까? 이명박 정권에서 이걸 지우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때는 탄핵을 받았습니다. 탄핵 이유는 여당이 선거에서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말 한마디로 탄핵이 되었습니다.

전직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봉하마을로 내려가서 평범하고 소탈한 농부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국민은 환호했습니다.

정권이 배 아팠을까요. 정권은 전직 대통령 노무현에게 죽음을 내놓으라고 했습니다.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던졌습니다. 더이상 잃을 것도 내놓을 것도 없습니다.

이 비정한 정권은 그런 노무현 대통령에게 하지도 않은 NLL 포기발언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말 못하는 죽은 자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우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언제까지 억울해야 됩니까? 노무현 대통령은 언제까지 억울한 눈물을 흘려야 됩니까. 해도 해도 너무한 것 아닙니까.

육군참모총장으로 모셨던 국군통수권자의 NLL 포기발언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포기를 한 듯한 해석을 한 남재준 원장, 원세훈 국정원장은 선거 쿠데타를 했고 남재준의 국정원은 대화록 유출, 국기문란 쿠데타를 했습니다.

불법을 불법으로, 국기문란을 국기문란으로 막으려는 그런 행태는 매우 잘못됐습니다. 남재준 원장은 그런 면에서 책임지고 자진 사퇴해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께 말씀드립니다. 국정원 사건이 허위사실로 밝혀지면 문재인 후보가 책임지라고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 공소장에서 원세훈, 김용판의 선거 혐의는 명확해 졌습니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께서 책임져야 할 때입니다.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국민 앞에 말씀하시기 바라겠습니다.

국회의원 선거도 국회의원 보좌진이 잘못하면 국회의원 의원직까지 잃게 됩니다. 본인의 선거입니다. 어쨌든 국정원의 국기문란 불법개입으로 한 표라도 도움 받은 분이 박근혜 대통령 본인 아닙니까? 이제 박근혜 대통령께서 김무성 권영세를 내어놓으십시오. 청문회장에 보내십시오. 그리고 결단하십시오. 국민께 사과하시고 그리고 본인이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제공= 정청래 의원실)

▶ 관련기사 ◀
☞ '천신만고' 국정원 기관보고…與野 극명한 시각차(종합)
☞ [전문] 박영선 "국정원, 세금으로 민주주의 백색테러 자행"
☞ [전문] 김태흠 “국정원 댓글활동, 대남공작 차단 본연임무”
☞ [전문] 권성동 “국정원 댓글의혹은 제2의 김대업 사건”


국정원, 정치-대선 개입 논란

- 전병헌 "국정원 개혁법안 30일 처리 안되면 실력행사" - 민주 초선들, 철야농성 돌입…"국정원개혁안 조속 합의해야" - 국정원개혁안, 어디까지 왔나…‘심리전단 폐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