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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는 지난달 20일부터 26일까지 모바일과 PC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28% 포인트다.
조사 결과 해당 학년 수준 대비 문해력이 부족한 학생이 21% 이상이라고 응답한 교사는 절반 가까운 48.2%였다. 31% 이상이라는 응답도 19.5%였다. 심지어 교사의 도움 없이는 교과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21% 이상이라는 응답도 30.4%나 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학생 문해력 문제로 난감했던 사례를 주관식으로 받았다. 그 결과 A교사는 “이성 간의 예절에 대해 수업할 때 이성이란 말을 모르더라. 수업 중 진도를 나가는데 개념이 아니라 어휘 뜻을 설명해줘야 한다”고 토로했다.
B교사는 “경기력의 저하를 설명하는데 저하란 단어를 이해하지 못하며 저하를 왕과 왕비를 칭할 때 쓰는 저하인 줄 알고 있으며 앞뒤 맥락을 파악하지 못한다”고 했다.
C교사는 “하루, 이틀, 사흘, 나흘을 알지 못 한다”고 했으며 D교사는 “족보를 족발보쌈세트로 알고 있다”고 했다. E교사는 “사건의 시발점이라고 했더니 왜 욕하냐고 하더라”고 했으며 F교사는 “왕복 3회라고 했더니 왕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더라”라고 했다.
교사들은 학생 문해력 저하의 원인으로 ‘스마트폰·게임 등 디지털매체 과사용’(36.5%)을 1순위로 꼽았다. 이어 독서 부족(29.2%), 어휘력 부족(17.1%), 지식 습득 교육 부족(13.1%) 순으로 조사됐다.
학생 문해력 개선 방안으로는 독서 활동 강화(32.4%)를 꼽은 교사가 가장 많았다. 이어 어휘교육 강화(22.6%), 디지털매체 활용 습관 개선(20.2%), 토론·글쓰기 등 비판적 사고 및 표현력 교육 강화(11.4%)가 그 뒤를 이었다.
교사들은 디지털기기가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뿐만 아니라 필체에도 악영향을 미쳤다고 인식했다. 학생들의 필체가 어떻게 변화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필체 가독성이 나빠졌다’는 응답이 94.3%에 달했다.
교총은 “학생들이 다른 사람 도움 없이 교과서를 이해하지 못하고 시험 치기도 곤란한 현실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며 “문해력 저하는 학습 능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대인 관계와 향후 성인이 된 이후 사회생활에도 부정적 영향과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이어 “학생 문해력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진단·분석부터 시작하고 디지털기기 과의존·과사용 문제를 해소할 법·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며 “특히 독서, 글쓰기 활동을 강화하는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