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열대야` 광복절 이후까지 계속된다…수증기·이중고기압 영향

이영민 기자I 2024.08.08 14:24:01

서쪽서 고온다습한 공기 유입…복사냉각 막아
따뜻한 북태평양·티베트고기압 한반도 덮어
5호 태풍 마리아, 日 동쪽으로 북상할 예정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한반도에 자리 잡은 수증기와 이중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나타나고 있는 폭염이 8월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5호 태풍 ‘마리아’는 일본 동쪽 해상으로 북상해 국내에 미칠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7일간 초록색으로 표시된 서풍이 한반도로 강하게 불고 있다.(사진=기상청)
기상청은 8일 열린 정례 예보 브리핑에서 35도 안팎의 폭염이 광복절 이후까지 이어진다고 발표했다. 태풍 ‘마리아’의 세력에 따라 동쪽 일부 지역은 최고기온이 낮아질 수 있지만 따뜻한 공기가 계속 유입돼 무더위가 해소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전망이다.

올해 여름은 열대야와 소나기가 자주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이 더위는 남서풍이 평년보다 매우 활발하게 국내로 불어오면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따뜻한 바람과 낮 동안 햇볕에 의해 달궈진 열기가 밤에 대기로 방출되는 ‘복사냉각’ 현상이 공기 중 수증기 때문에 제한되고 있다는 게 기상청의 분석이다. 통상적으로 수증기가 많은 공기는 비열 차이 때문에 건조한 공기보다 대기 중에서 기온이 덜 떨어진다.

아울러 따듯한 성질을 가진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이중으로 덮으면서 폭염과 열대야가 길어지고 있다. 이 상층 고기압은 9일부터 다시 강화돼 주말 내내 한반도를 뒤덮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다음 주까지 서울을 비롯한 대부분 지역에서 35도 안팎으로 낮 기온이 오르겠다.

다만 강릉을 포함한 강원 동해안 인근 지역은 동풍의 영향으로 다른 지역보다 1~3도가량 기온이 낮을 수 있다. 이날 오전 10시를 기준으로 일본 도쿄 남남동쪽 약 1110㎞ 해상에서 북상하고 있는 태풍 마리아가 일본 동쪽 해상으로 이동하면서 한반도 동쪽에 강한 바람이 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쪽에서 고온다습한 바람이 계속 불고 있어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삼는 폭염 특보와 열대야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일부 지역에는 소나기 소식이 있다. 한반도 상공을 두껍게 덮은 고기압이 일시적으로 내려가고, 그 빈틈으로 유입된 북쪽 공기에 의해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이날 부산과 울산, 경남에는 최대 80㎜까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기 중에 수증기가 매우 많이 있어 국지풍이나 지형 효과와 같은 작은 자극에도 소나기가 강하고 빈번하게 내릴 수 있다. 이에 따라 주말까지 5~40㎜의 비가 곳곳에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폭염 장기화에 의한 온열질환 예방을 당부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온이 높아지면 1~2도 차이로도 온열질환자나 초과사망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지면의 온도가 지상보다 10도 이상 높은 경우가 많아서 어린이나 지표면 가까이에서 밭일을 하는 어르신 등은 야외활동 때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8일 오전 9시 기준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되고 있다.(사진=기상청)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