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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은 열대야와 소나기가 자주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이 더위는 남서풍이 평년보다 매우 활발하게 국내로 불어오면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따뜻한 바람과 낮 동안 햇볕에 의해 달궈진 열기가 밤에 대기로 방출되는 ‘복사냉각’ 현상이 공기 중 수증기 때문에 제한되고 있다는 게 기상청의 분석이다. 통상적으로 수증기가 많은 공기는 비열 차이 때문에 건조한 공기보다 대기 중에서 기온이 덜 떨어진다.
아울러 따듯한 성질을 가진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이중으로 덮으면서 폭염과 열대야가 길어지고 있다. 이 상층 고기압은 9일부터 다시 강화돼 주말 내내 한반도를 뒤덮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다음 주까지 서울을 비롯한 대부분 지역에서 35도 안팎으로 낮 기온이 오르겠다.
다만 강릉을 포함한 강원 동해안 인근 지역은 동풍의 영향으로 다른 지역보다 1~3도가량 기온이 낮을 수 있다. 이날 오전 10시를 기준으로 일본 도쿄 남남동쪽 약 1110㎞ 해상에서 북상하고 있는 태풍 마리아가 일본 동쪽 해상으로 이동하면서 한반도 동쪽에 강한 바람이 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쪽에서 고온다습한 바람이 계속 불고 있어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삼는 폭염 특보와 열대야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일부 지역에는 소나기 소식이 있다. 한반도 상공을 두껍게 덮은 고기압이 일시적으로 내려가고, 그 빈틈으로 유입된 북쪽 공기에 의해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이날 부산과 울산, 경남에는 최대 80㎜까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기 중에 수증기가 매우 많이 있어 국지풍이나 지형 효과와 같은 작은 자극에도 소나기가 강하고 빈번하게 내릴 수 있다. 이에 따라 주말까지 5~40㎜의 비가 곳곳에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폭염 장기화에 의한 온열질환 예방을 당부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온이 높아지면 1~2도 차이로도 온열질환자나 초과사망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지면의 온도가 지상보다 10도 이상 높은 경우가 많아서 어린이나 지표면 가까이에서 밭일을 하는 어르신 등은 야외활동 때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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