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을 견인한 쌍두마차인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의 동반부진이 가장 큰 원인으로 해석된다. 디스플레이 사업도 1분기에 비해 흑자전환하기는 했지만 고객사로부터 받은 위약금 등 1회성 수익을 제외하면 적자를 이어갔을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TV와 생활가전제품 등을 생산하는 CE(소비자가전) 부문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하면서 체면치레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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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의 실적악화가 가장 뼈아픈 대목이다.
특히 반도체 사업의 경우 16조9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1분기(14조4700억원)보다는 나아졌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조1200억원에서 3조4000억원으로 7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이 3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2016년 3분기(3조3700억원) 이후 처음이다.
회사 관계자는 “주요 데이터센터 고객사가 구매를 재개하고 응용처 전반의 고용량화에 따라 수요가 늘어났다”면서도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전반적인 업황 약세와 가격 하락으로 실적이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4 8Gb(기가비트) D램의 고정거래가격은 3.31달러로 1년전(8.19달러)보다 약 60% 하락했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7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1분기 5600억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지만 1회성 수익을 제외하면 영업적자를 이어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갤S10 흥행 부진…IM부문도 영업이익 1조원대로 다시 낮아져
IM(IT·모바일) 부문의 저조한 실적도 삼성전자 전체 실적에 영향을 끼쳤다.
IM부문은 지난 2분기에 매출 25조8600억원, 영업이익 1조56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삼성전자 모든 사업부문에서 가장 많았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1조5100억원) 이후 다시 1조원대로 낮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10이 예상보다 큰 인기를 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도 “갤럭시S10 판매 둔화 등 플래그십 제품 판매량 감소와 중저가 제품 경쟁 심화,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며 “갤럭시A시리즈 등 중저가 제품 판매는 증가해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은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재용 부회장이 집중 육성하고 있는 네트워크 사업의 경우 국내시장에서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 확대와 해외 LTE망 증설 등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성장했다.
지난 2분기에 CE부문은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11조700억원, 영업이익 7100억원으로 삼성전자 3개 사업부문 중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1분기와 전년동기대비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TV 사업은 QLED·초대형 등 프리미엄 TV 판매 확대로 전분기 대비 매출은 증가했지만 시장 가격경쟁 심화로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다”며 “생활가전사업의 경우 에어컨과 건조기 판매량이 늘고 냉장고, 세탁기 등 주력 제품의 수익성이 개선돼 실적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하반기에도 비스포크 냉장고, 의류청정기, 건조기 등 고객들의 윤택한 생활을 위한 제품 판매를 확대할 뿐만 아니라 빌트인 가전과 시스템 에어컨 등 B2B 사업도 지속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투자도 3분의 2규모로 축소…하반기도 경영환경 불투명
삼성전자는 이날 2분기 시설투자로 반도체 5조2000억원, 디스플레이 5000억원 등 6조2000억원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상반기 전체 시설투자규모는 10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6조6000억원)보다 약 36%나 감소한 수치다. 올해도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중심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투자규모는 줄어들 전망이다.
하반기 실적 회복도 녹록치 않아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의 경우 하반기가 계절적 성수기지만 경영환경 불확실성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분쟁 지속으로 인한 세계 경기 침체뿐만 아니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따른 비상경영상황에서 화이트리스트 배제시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추가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역시 플래그십 제품인 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폴드 등 신제품 출시를 예정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시장 전체 수요둔화가 발목을 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제품의 판매가 늘고 있지만 실제 영업이익에 기여하는 정도는 플래그십 제품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