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파기환송심에서도 김승연 회장에 징역 9년 구형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검찰이 수천억 원대의 배임 혐의로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김승연 한화(000880)그룹 회장에게 종전과 같이 징역 9년과 벌금 1500억 원을 구형했다.

26일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기정)의 심리로 열린 김 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대법원 판단과 같이 김 회장은 개인의 자금이 아닌 정식 계열사의 돈으로 김 회장의 차명소유회사인 한유통·웰롭의 부채를 변제함으로써 3000억원 상당의 불법적인 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회장의 파기환송 전 항소심 형량은 다른 그룹 재벌과 비교할 때 지나치게 낮다”면서 “범행수법이 훨씬 조직적이고 지능적인 점 등을 고려해 김 회장에 대한 형량은 대폭 상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형에 앞서 검찰은 이날 한화석유화학이 웰롭에 여수시 소호동 부동산을 팔면서 책정했던 가격에 대한 새로운 부동산 감정평가를 반영해 배임액을 293억 원에서 157억 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으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이날 김 회장은 의료진 2명과 함께 간이침대에 누워 공판에 출석했다.

김 회장은 2004∼2006년 위장계열사의 빚을 갚기 위해 한화 계열사의 돈 3500억 원을 가져다 쓴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에 벌금 51억 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항소심에서는 일부 배임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아 징역 3년에 벌금 51억 원으로 감형됐다.

대법원은 김 회장의 배임 혐의 중 160억 원에 대한 판단과 일부 배임액 산정도 잘못됐다고 보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김 회장은 건강 악화로 지난 1월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았고, 내년 2월28일까지 구속집행정지 기간이 연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