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STX팬오션(028670)이 공개매각에 실패하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다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으로 경영권이 넘어가는 시나리오가 유력해 차라리 공개매각에 실패한 것이 더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STX팬오션을 비롯한 STX그룹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STX팬오션은 전날보다 9.98%(440원) 급락한 397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STX(011810)와 STX조선해양(067250)은 6% 이상, STX중공업과 STX엔진은 3% 이상 떨어졌다.
STX팬오션은 지난달 29일까지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받았지만 신청자가 한 군데도 없었다. 애초 외국계 펀드를 비롯해 현대글로비스, 삼성SDS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됐지만, 해운업의 불황이 지속하면서 결국 발을 뺀 것으로 보인다.
공개매각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STX팬오션의 경영권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산업은행은 과거 대우건설 사례처럼 사모펀드(PEF)를 통해 STX팬오션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공개매각 실패가 오히려 호재라는 반응도 나온다. 자금력이 충분하지 않은 투자자에게 매각되면 유동성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산업은행 인수에 속도가 붙으면 유동성 리스크가 조기에 해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물러나면서 의사 결정이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산업은행이 STX팬오션을 인수할 지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면서 “설령 인수에 나선다 해도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 알 수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