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협상 테이블을 두고 블룸버그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파이낸셜타임스(FT)·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이 던지는 질문이다. 외신들은 삼성전자의 이번 노사분쟁을 단순한 임금 협상이 아니라 AI 붐이 만들어낸 폭발적 이익의 배분 문제, 나아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흔들 수 있는 리스크로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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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삼성이 다른 대형 한국 재벌과 달리 그동안 노조의 영향력을 제한적으로 유지해왔다고 짚었다. 그 결과 경영진과 노조 모두 대규모 단체교섭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협상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막판 타협 △파업 단행 후 제한적 영향 △정부 긴급중재 발동 △장기 교착 등 4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가장 심각한 시나리오인 ‘장기 전면파업’은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FT는 이번 법원 가처분 결정을 두고 심혜섭 기업 전문 변호사를 인용해 “반도체 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한 이례적 판결”이라고 전했다. 칩 생산은 일단 멈추면 재가동까지 시간이 걸리는 특성 때문에 법원이 이례적으로 쟁의행위를 제한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외신이 꽂힌 키워드 “AI 과실 배분”
FT는 이번 사태의 본질을 “AI 붐이 만든 부를 노동자와 주주 사이에 어떻게 나눌 것인가”라는 구조적 논쟁으로 규정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올해 합산 영업이익이 약 6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재명 정부의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AI가 만들어낸 초과세수를 국민에게 환원해야 한다”고 발언한 사실도 FT는 주목했다.
블룸버그 역시 2025년 초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5배 가까이 오르며 코스피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다고 전하면서, 정작 직원들은 이 성과의 과실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하다고 짚었다. SK하이닉스가 이익 공유 방식으로 직원들의 지지를 얻은 사례와 대비되는 대목이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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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는 이번 파업이 “삼성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수 있다고 보도하면서, 4만7000여명의 파업 참여 가능성과 함께 AI 데이터센터·스마트폰·노트북의 핵심 부품인 메모리 반도체의 글로벌 수급 차질 우려를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로이터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임원들이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의 우려를 직접 언급하며 노조에 파업 자제를 촉구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일부 고객사가 파업 기간 중 제품 품질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로 선적을 일시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는 것이다.
WSJ은 삼성전자가 한국 전체 수출의 22.8%, 코스피 시가총액의 26%를 차지한다는 점을 부각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발언을 인용해 하루 가동 중단만으로도 최대 1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웨이퍼 폐기까지 이어질 경우 피해 규모가 10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전했다.
한국 정부의 이례적 개입도 집중 조명
외신들은 한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점도 집중 조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SNS에 “노동권만큼 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고 직접 밝힌 것을 두고, 로이터와 FT는 그가 인권 변호사 출신의 친노동 성향 지도자라는 점에서 이례적인 발언이라는 맥락을 부여했다.
FT가 인용한 노조 측 반응도 눈길을 끈다. 노조는 정부를 향해 “정부는 중재자인가, 삼성의 대변인인가”라며 반발하면서 “오늘 삼성 노동자에게 적용된 논리가 내일은 모든 제조업 노동자에게 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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