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서 비트코인은 ‘트럼프 효과’에 힘입어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는 스스로를 ‘가상자산 대통령’이라 칭하면서 당선 후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고,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지정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이후 유세 도중 총격을 당했으나 건재한 모습을 과시하며 지지율이 상승하자 비트코인도 급등한 것이다. 반(反) 가상자산 행보를 걸었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다크웹 실크로드와 관련된 압류 비트코인 물량 2만9800만개(약 20억)를 익명 주소로 이체했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대규모 물량이 시장에 일시에 풀릴 수 있다는 공포심이 시장을 압박한 것이다. 그럼에도 6만달러대를 유지하던 비트코인은 지난 4일부터 급락하기 시작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7월 실업률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돈 4.3%를 기록하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퍼진 영향이다. 이는 올 초(3.7%) 보다 0.6%포인트 높은 수치다.
|
다만 업계에서는 제네시스발 물량만으로는 가격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댄림 가상자산 온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 기고자는 “지금의 하락은 제네시스 매도 물량보다는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증시와 가상자산 모두 하락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실업률이 4.3%까지 상승해 미국 내에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험한 수치는 아니지만 경기 둔화 및 실업률이 추가로 상승할 경우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시장이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지표를 보면 미국 기관들과 고래들의 매도 움직임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암울한 현 상황과는 달리 올 하반기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그는 “시장의 분위기가 급격하게 부정적으로 변했지만 과거 이러한 움직임이 나온 뒤 오히려 반등이 나오는 경우가 많았기에 하락 사이클에 들어갔다고 단언하기는 이르다”며 “시장 참여자들의 고통과 공포는 과거 하락장 때 만큼이나 큰 상태로 보이지만 공포가 강할 수록 강한 반등이 나오는 경우가 훨씬 많다. 추가로 9월 금리 인하가 시작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포인트”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