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가 “사재를 털어 사태를 수습하겠다”고 입장문을 발표한 지난 29일. 그의 국내 자택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아파트는 최근 티몬·위메프(티메프) 미정산 사태로 국민적 원성이 극에 달한 것과 달리 평온한 분위기였다. 지난 2009년 이곳 아파트를 매입한 구 대표는 여기서조차 베일에 싸인 인물이었다. 다수의 입주민들은 “전혀 알지 못했다”며 손사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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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 후 두문불출 중인 구 대표가 강남에 수십억대 자택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데일리가 입수한 구 대표의 부동산등기부 등본에 따르면 그는 2009년 4월 ‘지루시’라는 인물과 공동 명의로 이곳 자택을 매입했다. 지루시는 구 대표의 인도 출신 아내로 알려진 인물이다.
지하철 7호선 반포역과 9호선 사평역에서 도보로 10분 가량을 걸어가면 이곳이 눈에 띈다. 구 대표의 자택은 이곳 아파트 한 동에 297.53㎡(90평) 규모로 입주해 있다. 인근에는 고속터미널과 원촌초등학교 등 교통과 교육 등 주요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었다. 구 대표는 평소 큐텐의 본사인 싱가포르에서 생활을 해왔지만 최근 사태 해결을 위해 지난주 초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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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입구에서 행방이 묘연한 구 대표를 29일 오전 6시부터 기다렸다. 구 대표의 자택이 있는 층은 컴컴해 보였다. 창 밖에서 보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오전 9시 구 대표 자택의 벨을 눌러도 응답은 오지 않았다. 오전 11시가 지나서도 특별한 기색은 없었다. 집에는 아무도 없는 듯했다. 물론 지하 주차장이 바로 연결된 곳인 만큼 차로 이곳을 드나들고 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었다.
입주민들과 아파트 관리자들도 최근 이곳에 거주민이 있다는 낌새를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인근의 한 입주민은 “전혀 사람이 드나드는 걸 느끼지 못했다”며 “뉴스에 나오고 있는 구 대표를 이곳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고 했다. 또 다른 입주민은 “구 대표가 2010년께 이곳에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지만 최근에는 그 어떤 소식도 들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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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이곳은 전·월세 계약을 한 흔적도 없다. 누군가가 실거주하지 않는다면 그냥 집을 비워두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오후 7시를 넘겨서도 자택의 불은 켜지지 않았다. 구 대표가 세간의 눈을 피하기 위해 호텔 등에 거주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그의 행방은 정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오직 언론과 문자 메시지, 입장문을 통해서만 소통 중이다. 그는 29일 “전 재산인 큐텐 지분 전체를 매각하거나 개인 재산을 활용해서 이번 사태 수습해 사용하겠다”는 입장만 전한 상황이다.
피해자인 티메프 판매자 소비자의 마음은 타들어가고 있다. 이들은 회사 측에 빠른 환불과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며 큐텐 본사에서 우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큐텐은 숨지 말고 대책을 마련하라”, “칠순잔치 1500만원 온 가족 울음바다” 등의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었다. 구 대표에 대한 법적 고소도 이어지고 있다. 판매자와 소비자는 구 대표 등을 30일 경찰에 고소했다.
정부도 구 대표에 칼을 빼든 모습이다. 법무부는 전날 이들에 대해 출국 금지 명령을 내렸다. 서울중앙지검은 티메프 전담수사팀을 설치했고 금융감독원도 검사팀 인원을 확대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