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잿값 급등에 공사중단..정부, 공공공사 계약조정 적극 나선다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정부가 앞으로 건설자재 가격 상승으로 건설업계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건설공사 계약 조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특히 공공공사에 대해서는 공사지연 또는 공사비가 늘어날 경우 계약 조정을 실시하도록 발주청을 지도·감독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는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를 열고 ‘최근 시멘트 등 건설자재 수급동향 점검 및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시멘트·철근·레미콘 등 주요 건설자재 국내 수급은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최근 가격 급등을 우려했다. 올해 시멘트 수요는 5100만톤이고 국내 생산계획은 5130만톤이다. 또 운휴 중인 설비를 포함한 전체 생산능력은 연 6000만톤 가량으로 여유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시멘트 제조원가의 30%를 차지하는 유연탄 등이 상승하면서 톤당 7만9000원이었던 시멘트 가격은 9만1000만원으로 15% 올랐다.

레미콘은 평균 공장가동률은 25%로 생산 능력에 여유가 있지만 시멘트, 골재 및 운송미 등 원가상승 요인을 반영해 이달 13% 인상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일부 민간현장은 일시적인 공사 중단 발생 중으로, 발주자의 공사비 증액이 없는 경우 적자시공에 따른 업계 경영난도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우선 공공사에 대해서는 자재수급 불안으로 공사지연 및 공사비 상승요인 발생 시 계약조정을 실시하도록 적극적으로 발주청을 지도·감독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달 28일 국토부, 지난 8일 기재부는 중앙부처·지자체·협회 등을 통해 계약조정 지침을 전달한 바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8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민간공사는 표준도급계약서를 사용한 경우 이에 따라 계약조정을 실시토록 발주자·업계에 지속 안내하고, 표준계약서 확대방안도 검토 중이다. 표준계약서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도 건설공사 발주자의 공정계약 의무에 의거해 계약조정을 적극 시행하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는 수급 불안 해소를 위해 제조사의 생산설비를 최대치로 가동하고 설비 보수 시기도 조정한다.

앞으로 안정적인 생산 기반도 조성한다. 건설투자, 건축착공물량 등 선행지표를 활용해 향후(6개월∼1년)자재 수요량을 예측해서 생산량을 확보하고, 건설-철강업계간 정기적인 회의를 개최해 수요 전망 및 공급 계획을 공유한다.

유연탄 등 수입 물량의 시장 영향이 큰 품목은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타일, 도기 등 특정국 수입 의존도가 큰 품목은 수급 우려가 없더라도 수입선 다변화를 선제적으로 추진한다. 또한 자재 수입물량을 늘리기 위해 소관 부처에서 요청하는 품목에 대해서는 신속통관을 지원한다.

아울러 공사비 산정 근거로 사용되는 표준시장단가와 시설자재가격 등을 수시로 갱신해 건설자재 시장가격을 신속히 반영한다. 특히 특정 자재(고강도 철근, 레미콘 등) 가격 변동률이 15% 이상인 경우, 기본형건축비 비정기 조정 고시 필요성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