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식품 시키면 10개 중 4개는 '환경 오염' 물질 SAP 아이스팩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미세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환경 오염을 일으키는 고흡수성수지(SAP) 아이스팩 사용 비율이 여전히 40% 가까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오는 2023년부터 kg당 313원의 부담금을 부과해 친환경 냉매 사용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환경부가 한국소비자원과 두 달(3~4월) 동안 냉장·냉동식품에 사용된 아이스팩 사용실태를 위해 64개 제품을 구입, 54개의 동봉된 아이스팩 중 고흡수성아이스팩은 22개(38.6%), 친환경 아이스팩은 35개(61.4%)로 확인됐다.

물과 전분·소금을 배합한 친환경 아이스팩 생산·유통 비중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으나, 여전히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 사용 비율이 높은 실정이다.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은 다량의 물을 흡수할 수 있는 플라스틱으로 기저귀 등에 사용, 물과 함께 냉매로 사용 시 얼음에 비해 냉기가 오래 지속된다. 그러나 자연분해 되지 않고 재활용도 어려우며, 매립하거나 하수로 배출할 경우 직접적으로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

최근 냉장ㆍ냉동식품 배송 주문량이 늘어나면서 아이스팩 사용량은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아이스팩 생산량은 2억1000만개(6.3만t)로 3년전인 2016년 1억1000만개(3.3만t)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증가 추세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마켓컬리, CJ제일제당, NS홈쇼핑 등 32개 유통사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보면 응답한 17개 사업자의 2021년 아이스팩 사용계획은 총 6198만개로, 전년 대비 171.7% 급등했다.

다만 친환경 냉매로 전환하는 추세도 확대하고 있다. 아이스팩 수요가 높은 유통사 17곳 중 12개 사업자는 친환경 아이스팩만을 사용하거나 올해 내로 전환을 완료하기로 했다. SAP 아이스팩 사용량을 전년 대비 35.8% 감축한 470만개(7.6%)로 줄이고, 나머지 92.4%는 친환경 아이스팩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는 2020년 사용비율 80.0%보다 12.4%포인트 상향한 수치다.

아이스팩 제조사 19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9년 대비 2020년 친환경 아이스팩 생산량은 4600만개에서 1억300만개로 51% 증가했다.

하지만 온라인 유통사에 입점한 개별 판매자의 아이스팩 종류를 유통사가 통제하기 어렵고 교체 비용 부담 등으로 자발적으로 친환경 아이스팩 사용에 동참하지 않는 곳들이 여전히 많다. 환경부에 따르면 친환경 아이스팩은 개당 평균 37.9원의 비용이 추가 발생한다.

이에 정부는 기업의 친환경 아이스팩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친환경 아이스팩을 사용하는 유통ㆍ판매자 현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소비자에게 알리는 한편,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에 적정 수준의 폐기물부담금을 부과하는 등의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8월 고흡수성수지를 냉매로 사용한 아이스팩을 폐기물부담금 부과대상 품목으로 지정하고, 2022년 제조·수입분부터 kg 당 313원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해당 시행령 개정안은 올해 상반기 중 시행을 앞두고 있다.

*유통업자 대상 조사(출처: 환경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