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대우조선해양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5일 딜로이트 안진 회계법인 소속 임모 상무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임 상무는 공인회계사법 및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다. 안진 회계법인은 대우조선해양이 수조원대의 분식회계를 저질렀던 2010~2015년 회계 외부감사를 맡았다.
검찰에 따르면 임 상무는 대우조선해양이 분식회계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무시한 채 감사보고서에 ‘적정의견’을 내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혐의를 받는 배모 전 안진 회계법인 이사는 지난달 구속 기소돼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임 상무는 배 전 이사의 상사로 대우조선해양 감사를 함께 맡았다.
배 전 상무는 대우조선이 실행예산 이중장부를 운용하고 심지어 회사 관계자들이 “회계기준에 위반된 결산을 해왔다”는 실토했음에도 감사를 전혀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또 2014회계연도 감사과정에서 자신들이 파악한 대우조선 회계분식 단서를 감사조서에 바로 기재하면 부실감사가 들통 날 것이 두려워 일부러 관련 내용을 누락시킨 뒤 나중에 끼워 넣는 꼼수를 부리기도 했다.
안진 회계법인은 2015년 정성립 사장의 빅배스(과거의 손실을 한 회계연도에 모두 공개) 이후 부실감사 책임이 불거질 것을 우려, 손실이 갑자기 발생한 것처럼 허위설명을 하라고 대우조선에 부탁하기도 했다.
특수단 관계자는 “대우조선 분식회계와 관련된 안진회계법인 소속 다른 회계사들도 계속 수사 중”이라며 “임 상무의 윗선의 책임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안진 회계법인도 수사해 불법이 발견되면 기소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