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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총장 염재호)가 학생 인터넷 커뮤니티 ‘고파스’에서 불만이 쏟아지자 가을 학기부터 여학생 기숙사 통행금지를 시범적으로 해제하기로 했다.
30일 고려대에 따르면 중간고사 기간인 10월 말쯤 현재 새벽 2시인 여학생 기숙사 통행금지 시간이 시범적으로 해제된다. 고려대는 이 기간 전체적인 만족도 설문조사를 진행해 기숙사생들의 만족도가 높을 경우 2017년 봄 학기가 시작하는 3월쯤부터는 통행금지를 아예 폐지할 방침이다.
고려대는 지난 2013년 남학생 기숙사 통행금지 시간을 전면 해제하면서도 보안 강화 등을 이유로 여학생 기숙사는 해제를 연기해 남녀 차별 논란을 빚기도 했다. 통행금지 시간 탓에 “생활 환경은 좀 열악하지만 차라리 아무 때나 들어오고 나갈 수 있는 여학생 전용 자취방이 좋다”는 등 여학생들 사이에선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통행금지 해제에 대한 기숙사생들의 반응은 찬성 여론이 압도적이다. 총학생회 주거생활국이 지난 4월 여학생 기숙사 626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통행금지 해제에 찬성한 인원이 505명으로 80.6%나 됐다. 반면 반대하는 인원은 72명(12%)에 그쳤다.
지난 학기 기숙사 생활을 했다는 박모(24·여)씨는 “통행금지 시간 때문에 시험 기간 도서관을 이용하거나 친구들과 늦게까지 모임을 하는 경우 등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며 “남학생 기숙사는 통행금지 시간이 없는 상황에서 안전을 이유로 여학생 기숙사에만 통행금지를 강요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고려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통행금지 시간 때문에 학교에서 공부하다가도 새벽 2시가 넘으면 무조건 새벽 5시까지 기숙사 바깥에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여학생들이 새벽 5시까지 편의점 앞에서 밤을 새우는 등 통금 때문에 오히려 안전이 더 위협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통행금지 자체가 없는 서울대를 제외하고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은 자정에서 새벽 1시를 기숙사 통행금지 시간으로 정해 놓고 있다. 서강대는 자정, 건국대·성균관대·연세대·중앙대·한양대 등은 새벽 1시가 기숙사 통행금지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