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장의 대통령 수행은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9년 만이다. 이 회장은 평소 해외 방문 때 이용하던 전용기를 타고 미국 현지에서 박 대통령과 한·미 재계 관계자들이 만나는 자리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6일 해외 일정을 마친 뒤 귀국하는 길에 새 정부 출범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잘 해주시리라 생각한다. 저희 삼성도 작지만 열심히 뛰어서 도와드려야겠다”며 정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박 대통령의 첫 해외 일정수행은 이 같은 협조의지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삼성 서초본사로 출근해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으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는 등 업무를 재개했다. 마지막 출근을 했던 지난해 11월27일 이후 넉달 반만이다. 이 회장은 이날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전동수 메모리사업부 사장, 우남성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등 DS부문 사장단을 비롯해 최지성 실장과 김종중 미래전략실 전략1팀장(사장) 등과 함께 오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로부터 바이오사업 현황을 보고받았다는 후문이다. 최근 이 회장은 삼성그룹의 5대 신수종 사업 중 특히 바이오와 의료기기 사업에 강한 애착을 보이며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의 출근 재개에 따라 3개월여 동안 하와이와 일본 등에 머무르며 구상한 이 회장 특유의 ‘위기돌파 경영’이 어떤 모습으로 실현될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귀국길에 “모든 사물과 인간은 항상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위기론을 꺼내든 바 있다.
이 회장은 또 “사람도 많이 만나고, 여행도 많이 하고, 미래사업 구상도 많이 했다”고 전해 향후 미래사업에 대해 강도 높은 주문을 할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이 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여서 이회장이 어떤식으로든 새로운 중장기적인 경영비전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