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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MSC에서 왕 주임과 만나 우크라이나 및 중동의 안보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두 사람이 만나는 건 지난해 10월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작년 12월에는 전화통화로 이스라엘과 대만 문제 등을 논의했다. MSC는 이날부터 오는 18일까지 진행되며, 블링컨 장관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함께 참석한다.
이번 회동이 주목되는 건 약 3주 전인 지난달 말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태국 방콕에서 왕 주임과 만나 세계 무대에서 중국이 역할을 다할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대규모 투자로 중동에서 영향력이 큰 중국이 이란을 압박해줄 것을 에둘러 촉구한 것이다. 하지만 당시 왕 주임은 즉답을 피하고 오히려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라며 질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란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은 그동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나 중동 지역에서의 분쟁과 관련해선 공개 입장 표명을 자제해 왔다. 중국은 중동 갈등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블링컨 장관과 왕 주임 간 어떤 대화가 오고갈 것인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왕 주임은 미국과 유럽의 갈등 속에서 중국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며 대서양을 둘러싼 안보 위기를 고조시켰기 때문이다.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유럽 국가들의 태도 역시 주목된다.
왕 주임은 MSC를 계기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장관 등을 만난 뒤 스페인과 프랑스를 순방하며 각국 외무장관들과도 회동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