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을 이끌며 ‘삐라(대북전단)’ 살포 활동을 해 온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는 박상학 대표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내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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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압수수색 등 경찰의 수사는)김정은, 김여정에게는 구걸하면서 우리 국민한테는 표현의 자유를 말살하자는 일”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대북전단을 뿌릴 예정이냐는 질문에 강한 북한 사투리로 “인민에 대한 김정은 폭정이 계속되고 정치수용소가 계속 존재하는 한 대북전단은 사랑하는 북한 동포들에게 보낼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박 대표의 변호인 역시도 이번 압수수색에 강한 불만을 내비쳤다. 이날 오후 1시쯤 박 대표가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추가 조사를 받는 동안 변호인이 자유북한운동연합 사무실에 나타나 “북한 주민을 도우려 한 사람을 수사하는 것이 과연 대한민국 경찰이 맞는가”라며 “영장에 기재된 혐의와 압수수색 대상이 지나치게 포괄적일뿐 아니라 압수수색 속도도 너무 빠르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 측 변호인은 “사람을 잡겠다고 (경찰과 검찰이) 작정하고 덤비는 것”이라며 “조국, 윤미향도 이런 식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느냐. 얼마나 모순적이고 잘못된 판단이냐”라고 덧붙였다.
이로서 이날 경찰은 박 대표와 그의 동생 박정오씨가 이끄는 탈북민 단체 두 곳 모두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박정오 대표가 이끄는 ‘큰샘’ 사무실 역시도 자유북한운동연합 사무실과는 500미터가량 떨어져 있다.
이날 오전 박상학 대표는 서울 송파구 자택에서 문을 걸어잠그고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내 자택 인근에서 경찰과 만나 자발적으로 신체와 차량 압수수색에 응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박 대표의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박 대표는 탈북자 출신으로 자유북한운동연합을 이끌며 삐라 살포 활동을 벌여온 인물이다. 지난 22일에는 경기 파주시 근처에서 삐라를 뿌렸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삐라 50만장과 500권의 소책자, 1달러 지폐 2000장 등을 살포했다. 동생 박정오씨가 이끄는 큰샘도 마찬가지 활동을 해 왔다.
이에 통일부는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 2곳에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