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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집회가 계속 이어지지 않았냐. 그 기간에 매출이 3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며 “가게 앞에 태극기 들고 앉아 있는 사람도 많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비상 계엄 1주년을 맞은 지난 3일 오전 찾은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일대에는 태극기 등 집회 소품부터 집회 장소를 구분하는 경찰 울타리(바리케이드)까지 집회의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입김을 내뿜으며 달걀 빵을 사 먹는 관광객, 커다란 배낭을 메고 우리나라 전통 소품을 구경하는 외국인이 거리를 채울 뿐이었다. 특히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K팝, 드라마 등 한류 열풍이 관광 회복세를 도왔다.
한국 문화가 궁금해 여행을 왔다는 브라질 출신 A씨는 “1년 전 이곳이 계엄으로 인한 집회로 가득 찼었다는 것은 꿈에도 몰랐다”며 “그날이 상상된다. 매우 역사적인 날 한국에 온 것 같아 놀랍다”고 말했다.
오전 11시가 넘자 목도리와 장갑으로 무장한 사람들은 더욱 많아졌다. 헌재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관광객도 보였다. 음식점 앞 대기 줄에는 20명 안팎의 사람들이 추위를 뚫고 순서를 기다리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계엄 및 집회 국면과 다른 모습이었다. 딱 1년 전인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이 선포됐다. 그로부터 11일 만인 지난해 12월14일 국회에서 윤석열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이때부터 윤 전 대통령 탄핵이 선고된 올해 4월4일까지 헌재 인근은 집회 인력으로 북새통이었다. 차도와 인도를 구분하지 않고 사람들이 가득 들어선 탓에 헌재 인근 상점들은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했다.
헌재 맞은편 부근에서 음식점을 영업하는 B씨는 집회로 가득했던 올해 초 상황을 두고 “그때 생각만 하면 재수가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헌재 인근이 활기를 되찾았듯 소비 심리도 연일 회복세다. 자영업자들도 덩달아 연말 수요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식집을 운영하는 C씨는 “요새 일주일에 1~2팀은 회식 예약이다. 약 2주 전부터 (예약이)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