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술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한국이 기술리더십 확보를 위해선 미국과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를 위해 국내에는 최첨단 설비를 갖춘 마더팩토리를, 미국 등 해외에선 양산 공장을 운영하는 이른바 ‘마더팩토리 전략’의 중요성이 부각된 가운데 정부의 규제 철폐 및 정책 지원 등이 함께 이뤄져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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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중경 한미협회 회장은 12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한미협회·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공동 주최한 ‘한미 산업협력 콘퍼런스’에서 “첨단산업의 기술패권 경쟁이 심해질수록 기업의 두뇌 역할을 할 ‘마더팩토리’가 중요하다”며 “한국의 핵심기술 내재화와 연구개발(R&D) 활성화를 위해 첨단산업 원천기술 선도국가인 미국과 원팀을 이뤄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더 팩토리는 제품 기획과 설계, 연구개발(R&D) 등 고부가가치 기능과 첨단 제조시설을 국내에 남겨 핵심 역량을 지켜내는 전략이다. 양산 시설은 해외에 구축해 국내외 공장의 역할을 확실히 구분 짓는 것인데, LG전자 창원 공장,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 등이 대표적이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마더팩토리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려면 핵심기술을 보유한 소재·장비 기업들과 긴밀한 협업이 중요하다”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해외 소재·장비업체의 R&D 센터가 국내에 들어올 수 있도록 정책 지원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메모리 및 선단 파운드리 공정의 글로벌 기술리더십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국 주도의 차세대 패키징 기술과 인공지능(AI) 반도체 표준화 흐름에도 적극 참여해야 세계시장에서 도태되지 않는다”며 “차세대 반도체 표준을 주도할 미국의 반도체기술센터(NSTC)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할 한국의 첨단반도체기술센터(ASTC)간 적극적인 기술 공조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패널로 참여한 김 부사장과 조은교 산업연구원 박사, 박영완 퀄컴코리아 상무도 이에 동의하며 “AI반도체와 같은 차세대 반도체가 떠오르는 상황에서 한미 협력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했다. 박 상무는 “퀄컴은 온디바이스 AI 기술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AI 기술혁신을 주도하려 노력하고 있는데 여러 대기업, 중소기업과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며 “미국의 반도체 설계와 한국의 메모리 파운드리를 강점으로 내세워 완제품으로 만드는 협력을 이뤄나가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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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배터리 분야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한미 협력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향후 첨단산업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배터리 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미 산업협력은 상당히 중요하다”며 “차세대 첨단 전략기술을 빠르게 상용화할 지름길은 마더팩토리 전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차세대 기술 개발부터 양산과정까지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정부의 규제 철폐와 기업의 대규모 투자 부담을 덜어주는 보조금 등 배터리 3사 맞춤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 속 산업계와 정부의 소통 강화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 연구위원은 “중국이 앞서 나가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범정부차원에서 이에 집중해 전략을 짜고 투자해야 한다”며 “국가 차원에서 과학기술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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