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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진정되는 동안에도 자동차 보험료는 계속 상승하고 있어 운전자들이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노동통계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미국 자동차 보험료는 전년 동월 대비 16% 비싸졌으며, 2013년과 비교하면 70% 급증했다. 미국 자동차 보험료는 주마다 차이가 있는데 루이지애나주에 사는 칼리사 홉스씨는 “연간 자동차 보험료가 30% 뛰었다”고 전했다.
자동차 보험료 인상은 최근 들어 자동차 수리비용 등이 늘어난 영향 탓이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자동차 유지보수 비용은 지난 7월에 비해 13% 늘었다. 프랭크 팔머 루트보험 최고보험책임자는 “자동차 수리 비용과 정비소 임금, 중고차 가격이 모두 크게 인상돼 업계 전체가 이러한 추세를 따라잡기 위해 보험료를 인상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의 전장화도 수리비용 증가에 한몫했다. 워싱턴DC에 있는 메크로모터의 데이비드 우달 정비사는 “최신 차량을 진단하는 데 더 큰 비용이 든다”며 “부품은 크게 비싸지 않지만, 수리 빈도는 예전보다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또 자동차 보험료 인상은 보험사들이 허리케인과 홍수 등 자연재해로 인해 지급한 막대한 보험금을 만회하려고 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기후 재난에 취약한 주에서는 자동차 보험료가 가파르게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콜로라도에서는 눈보라와 토네이도, 우박으로 인한 보험금 청구 건수가 증가하면서 지난 7월 자동차 보험료가 전년대비 52% 인상됐다. 플로리다에서도 보험사들이 허리케인 피해와 관련해 지급한 보험금을 메우려고 하면서 자동차 보험료가 전년대비 88% 치솟았다.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인거 버그씨는 “최근 보험사(올스테이트)가 폭스바겐 제타 차량 보험료를 한 달에 85달러를 인상했다”고 전했다.
급증한 자동차 보험료 부담에 ‘무(無)보험’으로 운전하는 일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뉴욕의 한 보험사가 18~34세 27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17%는 지난 한 해에 보험 없이 운전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보험료 인상은 생계형 운전자와 저소득층에 부담이 쏠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사가 보험료를 책정할 때 가입자의 소득과 교육수준 등 사회경제적 요인을 고려하는데 육체 노동자와 저소득층의 보험료를 더 올리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더그 헬러 미국 소비자연뱅 보험담당 이사는 “블루칼라나 고등학교 학위만 갖고 있으면 보험사는 화이트칼라 전문직보다 더 많은 보험료를 청구한다”며 “모든 사람이 요금 인상에 직면하고 있지만, 저소득층 운전자가 더 많은 부분을 부담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