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변수 커져도…국내 환율·자본시장 단단해져
최우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대외건전성 유지를 위해 단기적으로 환율·자본유출을 모니터링해 갑작스러운 금융시장 불안에 대비하고 중자기로는 안정적 인플레이션·재정 관리와 기업 국제경쟁력 강화, 외환시장 접근성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KDI는 우리 경제가 순자산국으로 전환한 2014년 기준으로 대표 불확실성 지표인 미국의 변동성지수(VIX)를 이용해 환율 상승폭과 자본유출 규모를 살폈다.
최 연구위원은 “VIX가 100%포인트 상승했을 때 2013년 이전 환율은 7.9%포인트 상승한 반면 2014년 이후는 2.6%포인트 상승에 그쳤다”며 “(같은 기준으로) 자본 유출은 2013년 이전 국내총생산(GDP)대비 3.0%포인트 증가했지만 2014년 이후 1.3%포인트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과거에 비해 불확실성 영향이 축소된 이유는 낮은 인플레이션의 지속, 재정건전성 관리 노력, 외환건전성 규제 도입이 기여했다는 평가다. GDP대비 약 25%인 외환보유액도 영향을 줬다.
최 연구위원은“낮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돼 외국인 투자자 신뢰를 형성했고 타국가에 비해 GDP대비 낮은 국가채무를 유지하고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건전성 정책들도 긍정적”이라며 “우리나라 주력 산업이 국제경쟁력을 유지하면서 한국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양호한 수준을 지속했고 장기간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로 채무불이행에 대한 우려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대외투자가 내국인에 의한 자본 유입으로 나타나 대외부문 안정에 기여했고 자산시장 투명성 등 투자환경 개선 노력이 외국인 자본 유입에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2020년말 기준 810억달러 규모의 한국 국고채가 다른 국가 외환보유액으로 편입되는 것도 대외건전성 개선을 증명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현재 환율 상승세…모니터링 등 단기 대책 필요
최 연구위원은 최근 환율에 대해서는 “대외 불확실성 충격이 가해졌을 때 과거대비 환율을 상승시키는 효과는 한 3분의 1 정도”라며 “이런 상황을 과거에 맞았으면 현재 상황보다는 훨씬 더 환율이 높았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
다만 현재 원달러 환율이 지속 상승세하는 등 대외 불안전성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지금으로선 환율과 자본 유출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2020년 환율이 급격하게 절상·절하할 때 실시했던 외환건전성 정책을 적극 운용하는 방안도 고려 사항이다.
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규제시스템 개혁, 인프라 투자 등을 통해 거시경제 펀더멘털을 개선할 노력하는 중장기적 대외건전성 제고 노력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 연구위원은 “거래시간 연장 등 규제 개혁을 통해서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을 제고하는 것이 국제무역·금융거래 위상을 강화하는 방안”이라며 “변동성이 증가할 여지를 열어두는 분이어서 단기적 우려가 있고 시기는 신중히 생각할 필요는 있지만 원칙적으로 방향성에 대해선 이견이 있따고 생각되지는 않는다”고 제시했다.
최근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설 한·미 통화 스와프에 대해선 지급 당장 급한 상황은 아닌 만큼 여러 논의가 필요하다고 봤다. 최 연구위원은 “과거에도 통화 스와프는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는 효과적인 정책 수단이어서 상설이 가능하다면 당연히 도움된다”며 “현재 상황은 패닉이 금융시장을 덮치는 상황까진 아니어서 앞으로에 대비한 논의들이 진행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