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부사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발행어음의 핵심포인트는 북(Book, 자산)을 얼마나 잘 운용하느냐다. 그 헤드(대표)가 잘 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채권, 기업금융,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을 두루 경험한 제가 IB대표격으로 있기 때문에 한투가 제일 잘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발행어음 사업으로만 2000억원 이상의 이익을 내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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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는 초대형IB를 통해 IB와 WM의 동반성장을 강화할 방침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장기 임차한 워싱턴 건물을 인수하고 인수자금의 일부를 공모펀드에서 조달한 것처럼 우수한 딜(Deal)을 기반으로 한 상품을 출시해 고객의 예탁 자산과 운용 보수를 늘리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자금을 조달해 단순히 높은 수익을 내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에게 기업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동일인 여신한도 등에 대한 걱정이 없고,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수익도 천차만별인 구조화 금융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초대형IB의 롤모델로 골드만삭스를 꼽았다. 골드만삭스는 2015년 제너럴일렉트릭(GE)의 인터넷은행을 인수하고 자산운용업과 IT 등 스타트업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데 사업 구조가 한투의 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유사하단 분석이다. 그는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이고 2개의 자산운용사를 보유한데다 벤처투자에 강하다”며 “골드만삭스는 한국금융의 핵심 DNA와 유사점이 많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한투의 최대 강점으로 수십 년간 IB에 특화된 맨파워를 꼽았다. 한투증권은 2000년초부터 PF업무를 해왔으나 한 번도 부실을 낸 적이 없다. 그는 “작년 IPO부문에서 해외법인 SPC상장이란 첫 사례(LS전선아시아(229640), 화승엔터프라이즈(241590) 등)를 만드는 등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었고, 해외 부동산 투자에 참여해 성과를 올렸다”며 “특히 부동산 부문은 향후 초대형IB 대전에서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3년차부터 모험자본 투자 속도”
한투증권은 모험자본에 투자하란 초대형IB 취지에 맞게 스타트업 및 우량 비상장법인에 대한 프리IPO(Pre-IPO)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해 PE/대체부를 비상장기업 투자 전문부서인 PE/기업부로 개편했다. 작년엔 1000억원 규모의 성장기업전문투자펀드를, 올해는 500억원의 성장기업메자닌펀드를 조성했다(각각 300억원, 100억원씩 출자). 그는 “수년 간의 비상장사 투자를 통해 성공적인 트렉 레코드(Track-record)를 쌓았다”며 “계열사인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운용하는 다수의 펀드와 조합에도 유동성공급자(LP)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을 수는 없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구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초대형IB가 한 순간에 돈을 벌어다주는 ‘로또’는 아니다. 외환위기 때 종합금융회사가 대규모 부실을 떠안았던 것처럼 은행권보다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진다. 김 부사장은 초대형IB가 이익으로 연결되기까지는 3년여가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1~2년차엔 조달자금과 운용자산의 만기불일치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유동성 높은 자산에 대한 운용비율을 높일 수밖에 없어 수익이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3년차부턴 투자자산의 만기 분산이 가능해 조달비용과 충당금 전입액 등을 감안해도 약 1000억~1200억원의 이익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0년엔 발행어음만으로 2000억원 이상의 이익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투증권은 사업 초기엔 기업금융을 의무비율인 50%로 가져가되 부동산 자산은 10%로 채우고 나머지 40%를 유동산 자산으로 굴릴 예정이다. 향후에 점차 유동성 자산을 줄이고 기업금융과 부동산 자산을 늘린단 방침이다.
한투는 이달초 10여명 내외로 구성된 종합금융투자실TFT를 만들고 인가 절차 등을 밟고 있다. 발행어음 사업 인가 후엔 본부로 개편할 예정이다. 그는 “연내 많게는 4조원 안팎의 어음을 발행할 예정”이라며 “하반기에 지배구조 개선 이슈가 불거질 경우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투자 기회들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