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러시아와 손잡고 시베리아 개발 시동

정준양 회장이 12일 러시아 올레그 데리파스카 베이식 엘리먼트사 회장과 철강소재·자원개발·건설인프라 사업 등에 대한 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포스코가 러시아 극동 진출에 이어 시베리아 개발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지난 12일 러시아 베이식 엘리먼트사 올레그 데리파스카 회장과 시베리아 지역의 철강소재·자원개발·건설인프라 사업 등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 베이식 엘리먼트는 종업원 25만 명에 100여 개 자회사를 거느린 러시아 굴지의 기업이며 데리파스카 회장은 최고 유력기업인 중 한 명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005490)는 그동안 활발히 추진해온 극동사업을 기반으로 시베리아까지 사업영역을 확대, 극동시베리아 전략을 완성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특히 시베리아는 러시아 전체 면적의 30%, 한반도의 23배에 이르는 광활한 땅으로 석탄·철광석 등 제철용 자원뿐 아니라 석유·가스 등 천연자원이 다량 매장돼 있다. 최근 들어 이들 자원개발이 활발히 추진되면서 철강 및 에너지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두 회사는 첫 사업으로 이르쿠츠크주에 연산 26만t 규모의 소형 전기로를 건설하기로 했다. 시베리아 지역에는 제철소가 없어 봉형강류 등 건설자재 대부분이 중국이나 러시아 서부에서 고가에 들어오고 있다. 이에 따라 양사는 저렴한 전기료나 주변의 풍부한 스크랩을 활용해 전기로를 건설해 이 지역 철강수요를 대체할 계획이다. 특히 포스코는 이 사업의 설계 뿐 아니라 앞으로 운영까지 맡을 예정이다.

에너지발전 분야에서는 렌스카야 발전소 및 쿱스키 가스전 공동 탐사를 검토키로 했다. 렌스카야발전소는 1.26GW 규모로 앞으로 동시베리아 지역의 신규 광산, 오일 파이프라인, 바이칼-아무르철도 등에 공급될 예정이어서 사업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양사는 모듈러 건축물 공급을 위한 조인트벤처 설립, 포스코의 그린빌딩 기술을 적용한 도시개발 참여, 알루미늄·니켈 등 소재분야 프로젝트 공동개발 등도 함께 추진키로 했다.

포스코는 한·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본격화하고 있는 극동시베리아 개발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최근 사장단 회의에서 패밀리 차원의 참여방안을 마련했다. 극동시베리아 지역에서 포스코패밀리가 추진 중이거나 예정인 프로젝트는 철강·인프라·자원개발 등 모두 9개에 달한다.

한편 이날 서명식에서 데리파스카 회장은 “러시아 동부지역의 에너지·철강·광산개발에서 한국을 전략적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으며, 포스코와 전략적 파트너십은 양사의 윈윈뿐 아니라 한·러 양국 경제협력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양 회장은 “베이식 엘리먼트의 사업군과 포스코패밀리의 주력 사업군은 연관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양사가 긴밀하게 협력하면 극동시베리아 개발 참여도 수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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