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피용익 박수익 이도형 정다슬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황우여 새누리당 ·김한길 민주당 대표 등 3자회담 장소인 국회 의원동산내 한옥 사랑재 주변은 회담 전날인 15일부터 폴리스라인(출입제한선)이 설치되는 등 철통경비 속에 긴장감이 지속됐다. 사랑재를 둘러싸고 있는 의원동산 전체를 청와대 경호팀, 국회 경위와 경찰 등이 일정한 간격으로 막아서고, 폭발물 탐지견을 동원한 수색도 이뤄졌다. 국회로 들어오는 차량들도 일일이 폭발물 검색을 받았다. 회담 시각이 임박한 16일 오후부터는 박 대통령의 이동동선에 맞춰 폴리스라인을 더욱 강화하면서 취재진과 외부인의 접근을 엄격히 통제했다. 박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도착하기 전후 3~4분간 회담장 주변은 일시적으로 인터넷, 휴대폰 속도가 느려지거나 불통되기도 했다.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첫 국회 방문과 여야대표 회동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각 방송사들도 사랑재가 마주보이는 국회 본청 계단에 부스를 차리고 생중계를 진행했다.
○…박 대통령은 회담 시작을 15분 앞둔 오후 2시45분쯤 전용차량을 이용, 국회 본관에 도착했다. 짙은 회색 바지 정장 차림이었다. 박 대통령은 김기춘 비서실장을 대동한 채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의 안내로 곧바로 본관 3층국회의장실로 이동해 강창희 국회의장과 10분가량 티타임을 가졌다. 이 시간 황우여· 김한길 대표를 비롯해 이정현 홍보수석과 김행 대변인, 조원동 경제수석 등 청와대 참모들이 잇따라 사랑재에 도착했다.김 대표는 짙은 남색 양복 정장에 비슷한 색깔 넥타이를 매고 줄무니 셔츠를 받쳐입었다. 대신 수염은 깎지 않았다. 격식은 갖추되 천막당사에서 노숙 투쟁 중이란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회동 참석자와 배석자들이 모두 도착한 후 박 대통령은 국회의장과의 티타임을 마치고 오후 3시 정각 전용차량을 타고 사랑재에 도착했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가벼운 인사말을 건넸고, 박 대통령은 웃으면서 “정말 건강이 괜찮으세요? 그런데 생신도 곧 맞으시고..그래서 회담이 좋은 결과를 맺어서 편안한 마음으로 생신을 맞으셨으면 합니다.”라며 덕담을 건넸다. 박 대통령은 환갑을 하루 앞둔 김 대표 앞으로 축하난을 보냈다.
○…회담에 앞서 뼈있는 농담이 오갔다. 김 대표가 원탁테이블 위에 서류를 가득 올려놓고 박 대통령을 기다리자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공부를 사전에 하고 와야지, 여기서 하면 어떡합니까”라고 했고, 황 대표도 “시험장에서 공부하시면 되나”라며 말을 보탰다. 김 대표가 자료가 안 보여 안경을 찾자 황 대표는 “안보이면 그만두시지”라며 계속해서 ‘뼈있는 농’을 던졌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목조건물인 사랑재의) 나무를 잘 구했네”라며 화제를 돌렸다.
○…박 대통령은 사랑재 도착 후 지도부 7명을 상대로 해외순방 결과를 설명했다.원탁에 박 대통령과 강 의장을 중심으로 박 대통령 중심으로 오른 쪽에는 황 대표, 이병석 국회 부의장, 최 원내대표 순으로 앉았다. 박 대표의 왼쪽에 앉은 강 의장 옆으로는 김 대표, 박병석 국회 부의장,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둘러앉았다. 순방결과를 설명하는 시간엔 덕담이 오가면서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본 회담이 시작되면서 국정원 개혁, 채동욱 사태 등 민감한 현안이 제기되자 회담장은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