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우리나라가 수입한 천연흑연은 8484톤(t)으로 집계됐다. 이 중 중국에서 수입한 물량이 8438톤(t)으로 사실상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는 심지어 전월(5624t)보다 50%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중국 수출 통제를 앞두고 사전 재고 확보 차원에서 국내 기업들이 수입을 확대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당장 천연흑연에 대한 수급 차질 우려가 확산됐다. 전기차 배터리(이차전지) 산업이 국내 주력 산업으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세계 흑연 채굴량 130만t 중 중국 채굴량의 비중이 65%(85만t)로 중국 생산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 우려했던 상황은 펼쳐지지 않았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하순 배터리 소재업체 포스코퓨처엠으로 공급될 음극재 제조용 구상흑연의 수출을 승인했다. 또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에도 흑연 음극재 완제품 수출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조달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향후 미·중 관계를 비롯한 정세 변화 등에 따라 언제든지 수출 허가 지연 및 반려를 통해 ‘수출 제한’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요 배터리 소재 및 제조업체들의 수입선 다변화 및 신기술 확보를 통한 탈중국화 속도는 한층 가팔라질 전망이다. 포스코퓨처엠은 현재 연 8000t 규모의 인조흑연 생산 능력을 올해 1만8000t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나아가 오는 2025년 말까지 4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올해보다 생산 규모를 2배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큰문제없이 허가가 이뤄지고 있지만 통관 절차로 불가피하게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며 “또 언제든지 승인이 안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