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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은 김 전 대법원장 체제 아래에서의 정치적 편향성과 재판 지연 문제에 대한 질의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소된 지 3년 8개월만에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았고 윤미향 무소속 의원은 1심만 1년 5개월이 걸렸다”며 “이런 일이 김명수 대법원장 시절에 일어났다”고 꼬집었다. 전 의원 역시 “지연된 재판의 수혜는 문재인 정부 관계자나 민주당 인사들만 누렸다”며 “3년 10개월 만에 나온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판결문을 보면 대의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사건이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비판에 조 후보자는 김 전 대법원장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 후보자는 “역대 대법원장마다 힘든 시기가 있었고 나름의 개혁 조치를 취해 성공한 개혁도, 실패한 개혁도 있었다”며 “전임 대법원장이 실패한 부분을 반면교사 삼겠다”고 답했다.
야당은 전날 검찰의 경기도청 압수수색 등을 언급하며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남발을 비판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어제 검찰이 경기도청에 들이닥쳐 이재명 전 도지사가 1년 전에 그만뒀고 이미 13번을 압수수색했음에도 김동연 도지사가 직접 들고온 컴퓨터를 뒤졌다”며 “검찰의 이러한 행동을 법원이 제지해줘야 하는데 법원은 압수수색 영장이 들어오면 거의 100% 발부한다”고 비판했다.
조 후보자는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제 도입 등과 관련해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최근 압수수색 문제가 대두되고 있고 외국에서도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제도”라며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제는 판사가 영장을 발부하기 전에 관련자를 불러 대면심문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지난 2월 법원행정처가 입법예고했지만 검찰 등 수사기관의 반발로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조 후보자는 이른바 ‘사법농단 의혹’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조 후보자는 대법관 시절 약 3년 6개월 동안 사법농단 사태로 징역 7년을 구형받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함께 근무했다. 그는 ‘사법농단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냐’는 강은미 정의당 의원 질문에 “사법부의 일원으로서 불신을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 자괴감이 있다”며 “국민들께 걱정을 끼친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