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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예술감독은 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평창대관령음악제는 대도시에서의 스트레스에서 해방돼 순수한 마음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축제”라며 “어떻게 하면 우리 축제가 사회적인 보탬이 될 수 있을지도 함께 고민했다”고 올해 축제의 기획 방향을 밝혔다.
제20회 평창대관령음악제는 오는 7월 26일부터 8월 5일까지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 대관령 야외공연장 등 강원도 일대에서 열린다. 주제는 ‘자연’이다. 강원도의 수려한 자연과 어우러지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총 20회의 공연과 8회의 ‘찾아가는 음악회’, 올해 신설한 ‘실내악 멘토십 프로그램’ ‘찾아가는 가족음악회’ 등을 선보인다.
가장 눈길을 끄는 무대는 우크라이나의 실내악단인 키이우 비르투오지 스트링 오케스트라의 공연이다. 모스크바 출신의 첼리스트 겸 지휘자 드미트리 야블론스키가 이끌고 있는 악단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탈리아에서 피난 중인 이들은 이번 축제에서 총 4회 공연으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개막 전날 사전 축제 프로그램으로 고성DMZ박물관에서 음악을 연주하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양 예술감독은 “키이우 비르투오지 스트링 오케스트라는 현재 우크라이나를 떠나 이탈리아에 머물고 있는데, 이탈리아에서도 한 도시에 머물지 못하고 여러 곳을 떠돌고 있다”며 “‘우리만의 축제’에서 벗어나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축제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한 끝에 초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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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예술감독은 프랑스 연주자들과 함께 꾸린 트리오 오원의 멤버로 활동 중이다. 프랑스의 실내악 축제 페스티벌 오원의 예술감독도 맡고 있다. 국내 음악 축제에서 예술감독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는 강원도의 예산 삭감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양 예술감독은 “예술적 가치를 추구하는 페스티벌이라는 점을 설명하며 연주자들을 섭외했고, 연주자들 또한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며 “축제 준비 과정에서 아쉬운 점도 없진 않았지만, 그 아쉬움이 오히려 2024년과 2025년 축제를 준비할 수 있는 힘이 됐다”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해외 음악 축제와의 교류를 강화한다. 양 예술감독은 “이탈리아, 캐나다의 음악 축제 등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한국의 재능 있는 젊은 연주자들이 평창대관령음악제를 거쳐 해외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디딤돌이 되겠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10년 뒤엔 평창대관령음악제가 깊은 예술성과 신선함을 갖춘 축제가 되도록 정체성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