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9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국내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원인은 “전파력이 높은 변이 바이러스의 유입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피로감에 있다”면서 “무엇보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7월부터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다는 신호를 보냈기에 국민들이 반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유행추세가 그대로 이어질 경우 확진자는 8월전 평균 1400명에 도달할 수 있다”며 “2달 후 최대 일평균 2000명의 확진자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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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감염을 막는 효과는 다소 감소하더라도 사망과 중증진행을 막는 효과는 두드려진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하루 2만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지만 하루 평균 사망자는 17명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도 신규확진자 1212명이 나온 6일, 1275명이 나온 7일에도 사망자는 각각 1명씩이었고 1316명이 발생한 이날은 2명이었다. 정 교수는 “백신의 효과는 감염을 막아주는 효과가 가장 의미있다고 여겨졌지만, 중환자가 되지않거나 사망하지 않게 막아주는 효과가 중요하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면서 “백신의 사망 예방 효과는 변이 바이러스의 유행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고위험군 위주로 접종률을 빠르게 끌어올려야 한다는 조언이다. 코로나19 사망률은 연령과 기저질환 유무에 긴밀한 연관이 있어서 20대부터 50대까지는 치명율이 0%대지만 70대는 6.25%, 80세 이상은 20%으로 급격하게 높아진다. 정 교수는 “고위험군 백신 접종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은 명확하다”면서 “사회적 활동이 아직 많고 감염의 위험도 높으면서 중환자가 될 가능성과 사망율까지 높은 집단인 50대까지는 보호가 필요하다. 50대 미만이더라도 기저질환이 있어 감염시 위험이 높은 당뇨병, 만성신장질환자 등은 반드시 보호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접종률 70%를 달성하면 집단면역에 도달했다고 보고 안심해도 되는지에 대해서는 방역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해서 고려할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접종률 70%에 도달하더라도 유행은 지속될 것이고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1주간, 2주간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는 방역태세를 유지할 수 없으며 일부 국민의 극심한 생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다만 독감처럼 예방접종으로 입원과 사망을 막을 수 있다면 천천히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겨지게 될 것”이라면서 “접종률이 높은 영국, 싱가포르가 고민하는 일상으로의 점진적인 복귀, 큰 피해 없이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는 미래로 다가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