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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 2016년 포털 사이트에서 한 자동차 전문지 기자가 작성한 MDPS(자동차 조향 장치) 관련 기사를 보고 ‘이런걸 기레기라고 하죠’라는 댓글을 달아 해당 기자를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1심 재판과정에서 댓글 작성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기레기는 홍보성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를 지칭하는 말이고, 당시 기사를 보는 다른 사람들에게 의견을 묻기 위한 것이었으므로 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1심 재판부는 “기레기는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감정을 표현한 것”이라며 “이미 피해자를 비난하거나 모욕하는 여러 개의 댓글이 게시되어 있었던 점에 비추어, 피고인은 다른 독자들의 의견을 묻기 위해서라기보다 다른 댓글들에 동조하면서 이 사건 댓글을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A씨의 항소 역시 기각됐다.
반면 대법원은 형법 20조와 앞선 대법원 판결 등을 근거로 A씨가 단 댓글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수준의 행위로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기레기라는 표현이 기자인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모욕적 표현에 해당하기는 한다”면서도 “특정 사안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는 인터넷 게시판 등의 공간에서 작성된 단문의 글에 모욕적 표현이 포함돼 있더라도 지나치게 악의적이지 않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글을 작성한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