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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캐나다 FTA 9년만에 타결..車 관세 2년내 완전 철폐

안혜신 기자I 2014.03.11 14:36:27

2005년 협상 시작..타결까지 9년 소요
車 수혜 전망..쇠고기 등 농축산물 분야는 피해 우려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무려 9년을 끌어온 한국과 캐나다 간의 자유무역협정(FTA)가 마침내 타결됐다.

이번 협상 타결로 자동차 관세는 3년, 실질적으로는 24개월만에 철폐되며, 섬유 분야의 관세 역시 대부분 3년내 철페된다. 다만 한·미 FTA와 동일하게 15년에 걸쳐 관세를 철폐하게 된 쇠고기를 중심으로 한 농축산물 분야에서는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9년 끌어온 FTA..교역규모 100억弗 내외

한국과 캐나다와의 FTA는 지난 2005년 7월 처음 협상이 시작된 이후 타결까지 꼬박 9년 이상이 소요됐다. 우리나라가 진행한 FTA 협상 중 최장기간이 소요된 것이다. 협상 시작 이후 2008년 3월까지 총 13차례 공식협상이 개최됐지만 2009년 4월 캐나다가 한국의 쇠고기 관련 수입제한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면서 협상이 중단됐다.

이후 2012년부터 7차례 비공식회의를 통해 협상 재개 방안을 협의했으며, 지난해 11월 5년 여만에 14차 공식협상이 진행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를 위해 예비양자협의를 진행 중인 우리 입장에서는 호주에 이어 TPP 참여국인 캐나다와의 FTA 타결을 통해 TPP 참여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캐나다가 아시아 국가와 체결한 첫 FTA라는 점도 우리에게는 유리한 점으로 꼽힌다. 일본, 중국 등 경쟁국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주요8개국(G8) 회원국이며, 세계 11대 경제대국으로 꼽힌다. 하지만 우리나라와의 교역규모는 100억달러 내외에 머물러 있어, 이번 FTA를 통해 잠재적 성장 가능성이 상당한 시장을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다.

◇車 관세 2년 내 완전 철폐..수출 탄력 전망

이번 협상 타결로 가장 큰 수혜를 얻게 되는 업종은 자동차다. 자동차는 캐나다 수출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우리에게는 주력 수출 품종이다.

그동안 캐나다로의 자동차 수출에 붙는 관세는 6.1%였다. 하지만 이번 협상 타결로 인해 3년, 실질적으로는 24개월만에 관세가 완전 철폐된다.

최경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1주년 방식’이라는 관세철폐 방식에 따라 내년 7월1일 FTA가 실질적으로 발효되면 발효시점에 한번 관세가 감축되고, 1주년이 되면 또 한번, 2주년에 또 한번, 총 세 번에 거쳐 관세가 철폐된다”면서 “3년이라고 편의상 이야기하지만 만 2년만에 실제로는 관세가 철폐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의 캐나다 시장 점유율은 12%가 넘는다. 따라서 관세가 철폐되면 가격경쟁력을 확보, 시장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캐나다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미국(44.5%), 일본(33.6%), 한국(12.0%) 순이다.

평균관세율이 5.9%였던 섬유 분야 역시 대부분 3년내 관세를 철폐하는데 합의했다. 특히 원사기준(Yarn-Foward Rule)이었던 한·미 FTA보다 완화된 원산지 기준(세번변경 및 염색·날염공정 인정)으로 합의한 점이 눈에 띈다.

◇쇠고기 관세 철폐..축산분야는 이번에도 타격

반면 쇠고기·돼지고기를 중심으로 한 농축산물 분야는 호주와의 FTA에 이어 이번에도 타격을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 협상 타결로 현재 관세율 40%인 캐나다산 쇠고기의 관세는 15년 내 철폐되며, 돼지고기(22.5~25%)는 5년 혹은 13년 이내 철폐하되 농산물세이프가드(ASG·국내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긴급수입제한 조치)를 설정했다.

쌀 등 농수산물은 협정대상에서 제외됐다. 쌀, 분유, 치즈, 감귤, 인삼 등을 포함한 211개 품목은 양허에서 제외했으며, 꿀, 대두, 맥아, 보리 등 11개 품목은 저율관세할당(TQR)을 부여키로 했다. 전체 농산물 중 양허제외하거나 10년 초과 장기철폐 등으로 예외 취급되는 품목은 18.8%(282개 품목)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캐나다산 쇠고기의 시장 점유율은 1% 미만에 머물러 있지만, 관세 철폐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경우 축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을 무시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광우병 파동으로 수입제한 조치를 받기 전 캐나다 쇠고기의 시장 점유율은 4% 정도였다.

특히 호주와의 FTA 타결에 이어 향후 뉴질랜드와의 FTA 타결까지 이어진다면 축산물 분야에 미치는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지인배 농업관측센터 축산관측실장은 “이미 호주와 미국 등 쇠고기 수입규모가 큰 나라들과의 FTA가 타결돼있어 캐나다와의 FTA 타결은 상대적으로는 피해가 덜 할 전망”이라면서 “하지만 앞으로 시장점유율 증가가 이어지게 되면 장기적인 피해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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