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전 국가원수(69)가 20일(현지시간) 새벽 최후 거점이자 고향인 시르테 인근에서 심한 부상을 입은 채 생포됐다가 결국 숨졌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리비아 과도정부를 이끌고 있는 반군국가위원회(NTC)에 따르면, 카다피는 시르테 인근에서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군의 공습을 피해 달아나다 과도 정부측 시민군에 발각됐다.
NTC의 아브델 마지드 최고군사 관계자는 로이터통신과 전화통화에서, 카다피는 발각될 당시 구덩이에 숨어 있었고, 생포 당시 "쏘지마라, 쏘지마라" 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또한 발각되기 전에 과도 정부군과 카다피 호위군들과 총격이 오갔으며 카다피는 머리와 두 다리에 심한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카다피는 생포된 직후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곧 사망했다. 발각 당시 카다피는 군복에 머리에는 터번을 두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NTC는 카다피에 이어 그의 최측근이자 전 리비아 대변인 무사 이브라힘도 시르테에서 생포했으며, 카다피군의 수뇌부인 아부 바크르 유노스 자브르는 체포 과정에서 사살됐다고 전했다. NTC는 이들을 작전실로 이송했으나 카다피 시체는 보안상 이유로 비밀 장소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1969년 쿠데타 이후 42년간 리비아를 철권 통치했던 카다피 시대는 막을 내렸다. 카다피의 독재는 올해 아랍 지역을 휩쓴 `재스민 혁명`으로 흔들리기 시작, 이후 리비아 인접국인 이집트 무바라크 정권이 무너지면서 서서히 무너져 갔다.
카다피는 지난 8월말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를 시민군에 내준 채 시르테로 몸을 숨겼으나 결국 한달여 만에 붙잡히면서 그의 마지막 저항도 끝났다.
한편 미국 정부측은 카다피가 생포됐거나 사살됐다는 보도에 대해 아직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 국부무 대변인은 "현재 카다피의 생포나 사살에 관한 언론 보도를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