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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파치 격추에 이란 공습…"비례적 대응"(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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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6.06.10 07:33:34

트럼프 "반드시 대응" 경고 수시간 만에 보복 공습 단행
이란 "미군 공격에 대응할 것"…호르무즈 인근서 폭발음
핵합의 임박 주장 하루 만에 충돌 격화…휴전 유지 불투명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이 미군 아파치 공격헬기 격추 사건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란을 상대로 공습을 단행했다. 이란도 즉각 대응 방침을 밝히면서 지난 4월 체결된 양국 간 휴전이 중대한 위기에 직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9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늘 오후 5시(미 동부시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란에 대한 자위적 공습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습은 전날 미 육군 아파치 공격헬기 격추에 대한 대응”이라며 “정당한 이유 없는 이란의 공격에 대한 비례적 대응(proportional response)”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복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힌 지 수시간 만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호르무즈 해협 상공을 순찰하던 미군 아파치 헬기가 격추됐다”며 “조종사 2명은 무사하지만 미국은 반드시 이번 공격에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사고는 전날 오후 7시33분께 오만 해안 인근에서 발생했다. 추락한 AH-64 아파치 헬기에 탑승했던 병사 2명은 약 2시간 만에 미 해군 중부사령부와 제82공수사단에 의해 구조됐다. 다만 중부사령부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헬기 추락 원인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으며, 이란을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공격이라고 주장하면서 사태가 급격히 확대됐다.

이란은 헬기 격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란 국영방송(IRIB)은 최근 24시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에서 어떠한 공격 작전도 수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도 미국의 공습 이전 SNS를 통해 “우리 영토 인근에서 활동하는 외국 군대는 자체 실수나 우발적 사고, 또는 교전 과정에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위험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들이 이 지역을 떠나는 것”이라며 “우리는 외교의 언어를 선호하지만 다른 언어도 구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미국의 공습이 시작된 뒤 이란은 한층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이란이 미국의 군사행동에 대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 언론은 이날 저녁 호르무즈 해협 주변 여러 지역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도 SNS에 “우리는 외교의 언어를 선호하지만 다른 언어는 훨씬 더 능숙하게 구사한다”며 미국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번 충돌은 최근까지 이어졌던 미국과 이란 간 협상 국면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하루 전만 해도 양국 간 핵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 뉴욕에서 열린 NBA 파이널 관람 후 기자들과 만나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재개방하는 매우 좋은 합의가 최종 단계에 있다”며 “이르면 2∼3일 내 서명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군 헬기 격추 사건과 보복 공습이 이어지면서 협상 전망은 다시 불투명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에도 여러 차례 이란과의 합의가 임박했다고 밝혔지만 실제 합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번 충돌은 지난 4월 체결된 휴전 합의를 더욱 흔들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양측은 휴전 이후에도 산발적인 충돌을 이어왔지만, 미국이 대통령 지시에 따라 직접 공습에 나서고 이란이 보복을 경고하면서 긴장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재차 고조될 경우 국제유가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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