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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모방망이가 등장한 것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7일 밤 우크라이나를 방문 중이던 이준석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진 한장을 올리면서다. 이 대표는 우크라이나 의원들로부터 받은 선물이라며 ‘불리바’라는 철퇴를 “가시 달린 육모방망이 비슷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당시 국내에서는 정진석 의원이 한창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행을 두고 “자기 정치”라고 비판하던 찰나였다. 또 이 대표가 띄운 ‘공천 개혁’을 골자로 한 혁신위원회를 두고 “이율배반적”이라는 SNS 메시지를 연일 쏟아내고 있었다.
우크라이나에서 이를 본 이 대표는 정 의원이 평소 누군가를 강하게 비판할 때 쓰던 ‘육모방망이’라는 단어를 소환해 정 의원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것이다. 이 대표는 전날 YTN ‘뉴스Q’와 화상 인터뷰에서 육모방망이 언급은 `정진석 의원을 겨냥한 것이 맞다`고 직접 재확인시키기도 했다.
그는 “비꼰다는데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면 되겠나? 그럼 당 논란이 더 커질 것”이라며 “나이가 어떻고 선배가 어떻고 할 것이면 앞으로 나이순으로 당대표 뽑자”고 했다.
정 의원은 과거 발언들을 보면 ‘육모방망이’라는 단어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특히 거칠게 비판하거나 혼을 내는 상황에서 ‘육모방망이’라는 단어를 썼다.
가장 최근에는 2020년 12월 17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안 재가에 “없는 죄를 뒤집어씌워 국정을 농단한 죄, 회초리로 다스리나 육모방망이로 다스리나, 민심의 분노와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의원 시절이던 2017년 5월에도 중진 간담회에서 대선 책임론에 대한 공방이 이어지다 “보수 존립에 근본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은 육모 방망이를 들고 뒤통수를 빠개버려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2017년 정 의원의 ‘육모방망이’ 발언은 특히 시원하기도 한 발언으로 화제가 됐는데, 네티즌들은 “조신시대야 뭐야, 여기 2017년 대한민국 맞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2016년 12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당내 분열상에 대해서도 “반성 안 하면 국민이 육모 방망이 들고 쳐들어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육모방망이는 과거 조선시대에 포졸이나 순라꾼들이 지니고 다니던 호신·치안용 타격기다. 현시대로 비유하자면 경찰이 차고 다니는 진압봉과 같다. 눈으로 봐도 단단해 보이지만 실제로도 나무 중에 가장 단단한 박달나무로 만든 방망이다. 모서리 여섯 개로 각을 줘 휘두르면 상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꽤 유용했다고 한다.
두 사람의 거친 설전은 이 대표가 우크라이나를 간 날부터 귀국하는 이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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