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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보험 손해율 '인천' 최고…광주·전남 '사고다발' 오명 벗어

문승관 기자I 2017.12.26 14:34:07

인천, 임의보험 손해율 83.4%...전국 평균 6.1%p 웃돌아
가장 낮은 제주와 14.6%p 차이...2년 연속 1위 '오명'
일부 손보사 인수 강화 지침 내려
내년 지방선거 등 영향 보험료 차등화 논의 '잠잠'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전국에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임의보험)이 가장 높은 곳은 인천광역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장 낮은 곳은 제주특별자치도로 두 지역 간 손해율 차이는 최대 14.6%포인트를 기록했다. 정부의 강력한 단속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손해율이 다소 줄긴 했지만 벌어진 지역별 손해율 격차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역별 손해율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 부과하는 ‘지역별 차등화론’이 나오지만 표심이 엇갈리는 내년 6·13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정치권도 공론화하기를 꺼리는 실정이다. 일부 손해보험사는 손해율이 높은 해당 지역 영업현장에 보험 계약 시 인수를 강화하도록 지침을 내리는 등 엄격한 통제에 나섰다.

◇2년 연속 1위 ‘인천’

26일 이데일리가 2016년1월부터 2016년12월까지 1년간 전국 16개 시·도 지역별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분석한 결과 의무보험인 책임보험을 제외한 나머지 임의보험 평균 손해율은 77.3%로 전년 대비 7.6%포인트 하락했다. 손해율 70%대 진입은 지난 2013년(79.5%) 이후 3년 만이다.

임의보험이란 운전자가 자유의사에 따라 선택·가입할 수 있는 보험을 말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 보험 중에서 의무 보험인 대인 배상Ⅰ, 대물 배상을 뺀 나머지 대인 배상 Ⅱ, 자기 신체 사고, 무보험차 상해, 자기 차량 손해 등을 일컫는다. 사고로 보상을 받는 책임보험과 달리 임의보험은 ‘문콕’ 사고 등 대수롭지 않은 사고도 과다 청구할 수 있어 보험금 누수 가능성이 크다.

임의보험 손해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인천으로 83.4%에 달했다. 전국 지역 평균의 6.1%포인트를 웃돌았다. 지난해(90.1%)에 이어 2년 연속 전국에서 손해율이 가장 높았다. 반면 가장 낮은 지역은 제주(68.8%)였다. 인천과의 격차는 14.6%포인트에 달했다. 대전, 울산, 경기, 충남, 전북 등 5개 지역이 평균 수준을 웃돌았다. 손해율 80%를 넘은 지역은 인천과 대전 두 곳이다.

지역별 손해율 편차가 심한 것은 도로망과 도로안전시설 등 교통인프라와 교통상황 등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 등 손해율이 높은 지역은 도로의 안전시설 개수가 적고 기초 법규 준수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다발 지역 오명 벗은 광주·전남

매년 손해율 상위권에 오르던 전남(74.9%)과 광주(76.0%)지역의 손해율은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광주는 전년 대비 12.1%포인트 하락해 전국에서 개선 폭이 가장 컸다. 광주는 2015년만 해도 인천, 대전, 전북에 이어 4번째로 손해율이 높았다. 전북도 전국 평균보다 높은 79.0%를 기록했지만 역시 10.3%포인트 개선됐다.

손해보험협회는 이들 지역 자치단체와 경찰의 교통사고 줄이기 노력이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교통사고와 보험사기가 많다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중적인 교통 단속과 보험사기 예방에 나선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로 광주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강도 높은 교통 단속으로 지난해 자동차 1만 대당 교통사고 발생건수가 106.59건을 기록해 전년(117.76건) 보다 10.5% 감소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호남지역은 그동안 교통사고가 잦아 경찰과 지자체의 집중적인 단속 강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으로 손해율 개선 흐름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손해율 높은 지역 보험심사 여전히 ‘깐깐’

손해율 높은 지역의 보험인수심사(언더라이팅)는 여전히 깐깐했다. 손해율이 높은 지역에서 사고가 나면 이듬해 공동인수로 가입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인수란 개별 보험사가 아닌 여러 손보사가 공동으로 보험계약을 인수하는 제도다. 공동인수로 가입하면 보험료가 많게는 2배로 늘며 임의보험 가입 시에도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

손보사들은 손해율에 따라 지역에 S·A·B·C·D 등 등급을 매기고 매년 손해율 변화에 따라 언더라이팅 규정을 조정한다. A손보사는 인천지역의 외제차 계약 인수 시 사전 점검을 강화할 것을 대리점 등에 주문했다. 손보사 관계자는 “인천 등 손해율 불량지역은 수년 전부터 인수지침을 매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 보험료 차등화에 대한 필요성은 늘고 있지만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이어서 지역별 차등화 논의는 당분간 수면 위로 오르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012년 제도 도입을 추진했던 국토교통부도 제도도입을 포기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역감정이나 지자체반대 등도 문제지만 지역별로 교통문화나 시설투자가 다 달라 보험료를 차등화하는 데 있어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정중영 동의대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지역별 보험료 차등화는 우량지역 가입자가 불량지역 가입자의 보험료를 보전해주는 문제점이 있다”며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자체의 교통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점진적인 도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가장 높은 곳은 인천광역시로 나타났다. 반면 사고다발지역으로 지목된 ‘광주·전남’은 개선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 오명을 벗었다.[사진=현대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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