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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가 시가총액 판도 바꿨다

구경민 기자I 2010.10.14 15:18:02

자동차, 글로벌 업체 부진에 `신분상승`
금융주·건설주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

[이데일리 구경민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 기업들의 희비를 갈랐다. 코스피지수가 지난 6일 2년5개월만에 1900선을 재돌파한 시점에서 2년전 1900선대와 비교해볼 때 시가총액 순위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금융위기로 글로벌 자동차업체 도요타, GM 등이 무너진 틈을 타 자동차 업종이 주목을 받으면서 약진했다. 이외에 위기의 중심에 서있던 금융주들을 비롯해 통신주, 건설주 등의 시가총액은 쪼그라들었다.

특히 현대차그룹 시가총액이 100조원 돌파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SK(003600)LG(003550)를 따돌리고 현대차그룹이 업계 2위로 부상했다.

지난 2007년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돌파했을 시절 현대차(005380)의 시가총액은 15조원으로 9위를 기록, 간신히 10위권 안에 들었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플레이어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면서 주가가 16만원을 넘어서자 시가총액도 35조원까지 증가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한국전력(015760), 신한지주(055550), SK텔레콤(017670) 등을 제치고 3위로 껑충 뛰었다. 외국인 지분율도 33%에서 41%까지 늘었다.

현대차에 이어 현대중공업(009540)(25조9900원), 현대모비스(012330)(25조원)가 나란히 5위와 6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인 기아차(000270)의 활약 또한 눈부시다. 2007년 시가총액이 불과 3조원짜리에 불과했던 기아차는 2년만에 11위로 껑충 뛰었다. 현재 시가총액만 15조원으로 2007년에 비해 5배나 급증했다.

또 2차 전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LG화학(051910)의 시가총액이 6조7000억원에서 21조7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나면서 순위도 33위에서 7위로 무려 26계단이나 올랐다.

삼성전기(009150)는 2007년 당시 시가총액이 3조7000억원으로 53위를 기록,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LED주로 떠오르면서 주가가 12만원까지 치솟아 시가총액(8조7000억원) 순위도 28위까지 올랐다.

반면 금융위기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무너지자 국내 금융주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인해 전세계 부동산 시장이 악화되면서 건설주들도 울상이다.

우리금융(053000)은 시가총액이 12조원으로 떨어지면서 순위도 10위에서 18위로 내려 앉았다. 또 하나금융지주(086790)가 21위에서 32위로, 외환은행(004940)이 24위에서 29위로 각각 11계단, 5계단이 밀렸다.

펀드 판매 비중이 컸던 미래에셋증권(037620)은 펀드 환매로 인한 판매 부진까지 맞물려 수익성이 악화, 시가총액이 2007년 7조원에서 현재 2조5000억원으로 반토막 이상이 났다. 대우증권(006800)은 2007년 40위에서 현재 48위로, 삼성증권(016360)도 37위에서 52위로 떨어졌다.

GS건설(006360)대우건설(047040) 시가총액이 지난 2007년 각각 28위, 29위를 기록했지만 현재 47위와 53위로 추락했다. 현대건설(000720)도 최근 M&A 기대감에 급등하긴 했지만 지난 2007년 23위에서 30위로 내려갔다.

증시 전문가들은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기 속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했던 업체들의 주가가 크게 올라 시가총액에 변화가 있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내년 이후에는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자산가치가 높은 기업과 저평가 인식이 높았던 종목들이 두각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시가총액 변화는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금융위기로 도요타, GM, 대만의 IT업체들이 힘들어지면서 삼성전자, 현대차 등이 반사이익을 얻어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했다"며 "지수대가 다시 1900선을 회복한 만큼 버블 장세보다는 저평가된 기업이 재평가를 받는 시장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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