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강선우 대변인 논평을 통해 “오세훈 시장은 쓸데없는 곳에 혈세 낭비하지 마십시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서울시도 대변인 명의로 “민주당은 서울시의 저출생 대책에 대해 작은 나무만 보지 말고 큰 숲을 봐야 한다”며 반박에 나서기도 했다.
민주당이 논평에서 지적한 저출산의 원인은 △높은 집값 △출산과 육아로 인한 여성의 경력단절 △보육 공백 △교육비 부담 등이다. 그러나 정작 결혼과 출산을 위해 가장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빠져 있다. 바로 ‘일자리’다. 일자리가 없는 미혼 청년은 결혼과 출산의 시작점인 만남의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결혼정보업체 듀오가 전국 미혼 남녀(만 25~39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해 말 발표한 ‘2022년 이상적인 배우자 모습’은 연봉이 각각 6237만원, 4282만원인 일반 사무직 남녀로 나타났다. 안정적인 양질의 일자리 확보는 결혼과 출산에 필수 불가결한 조건이란 얘기다.
하지만 현실에선 소위 MZ세대라고 불리는 20·30대는 노동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취업을 사실상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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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20대 ‘쉬었음’ 인구는 28.4%(27만 8000명→35만 7000명), 30대(만 30~39세)는 35.7%(18만 5000명→25만 1000명)나 급증했다. 저출산 여파로 20·30대 인구는 10년 전보다 20대는 4.3%(660만 1050명→631만 8641명), 30대는 18.7%(810만 954명→658만 8734명)나 감소했는데도 ‘쉬었음’ 인구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 정치권 등은 그동안 이미 일자리를 갖고 결혼을 했거나 결혼을 계획하고 있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저출산 극복 정책을 추진해왔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이제는 민주당의 논평처럼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저출산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모든 저출산 대책의 시작점은 남녀 청년 간의 만남이다. 그러나 일자리가 없는 청년에겐 그 만남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정부와 지자체, 정치권은 20·30대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노력부터 시작해야한다.